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박기덕·박종혁 박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에 개발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물질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물질을 발굴했다고 24일 밝혔다.
KIST 연구진은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약물을 개발했다. 이 신약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뇌에서 과생성되는 가바(GABA)의 양을 줄이는 물질로, 가바로 인한 기억력 저하와 인지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가바는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 생기는 억제성 신호전달물질로, 반응성 성상교세포에서 가바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면 기억력 저하나 인지 장애로 이어진다.
KIST 연구진은 기존 약물들이 초기에 가바 양을 줄여주지만 장기간 투여 시 생체가 이에 반응하면서 가바 양이 다시 늘어남을 확인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후보약물은 장기간 투여 시에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한 유전자 변이 실험용 쥐에 투여해 행동실험을 한 결과 인지기능이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은 용량으로 장기간 투여한 시험에서도 우수한 인지기능 개선 효능이 나타났다. 또 약물 적합성(ADME/Tox)을 검증한 결과 인체 뇌 속으로 전달되는 효율이 매우 높고 신경계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개발된 많은 약물이 단기적 효능에도 불구하고 임상 과정에서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한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된다.
박기덕 KIST 박사는 "효능이 우수할 뿐 아니라 뇌 투과율과 인체 안전성이 뛰어나 장기간 진행되는 치매 치료약물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사업 지원 하에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최근 실렸다. 이 물질은 2017년 메가바이오숲에 기술이전돼 영장류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에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