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임승차 손실 3540억원
서울교통공사 전체적자의 65.7%
서울시 "국고로 손실 지원해야"
서울 지하철에 승객 1명이 탈 때마다 510원씩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송지출비용은 늘어났으나 수송수입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특히 15%나 차지하는 무임승차도 수송원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운영비용 현황을 살펴보면 1인당 수송원가(2018년도 기준)는 1456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1인당 평균운임은 946원에 불과했다. 1인당 510원씩 적자를 본 셈이다. 1인당 적자 폭은 2017년 499원보다 11원(2.2%) 늘었다. 수송원가는 15원 늘었지만, 운임 증가 폭은 4원에 그쳤다.
운임적자의 가장 큰 요인은 무임승차다.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은 지난해 2억6105만명이다. 전체 탑승객(17억5170만명)의 14.9%다. 무임승차를 요금으로 환산하면 3540억원이다. 서울교통공사 전체 적자(5390억원)의 65.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서울지하철 무임승차 비중은 2014년 13.7%에서 2015년 14.1%, 2016년 14.3%, 2017년 14.7%로 꾸준히 늘고 있다. 무임승차 주요 수혜 대상인 노인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2017년 기준)는 전년보다 4.9% 늘어난 136만5000명이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지하철 운영 사업자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 등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6개 지자체는 정부에 무임승차 손실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무임승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지자체 결정사항이니 무임승차 손실은 운영 주체인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7년 3월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6개 지자체는 2020년까지 무임승차 손실 국비 보전을 끌어내기로 목표를 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무임승차 손실부담으로 인해 내구연한이 지난 선로, 전동차 등 노후 시설을 제때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무임승차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노인 연령 상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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