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희 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DT현장] 유튜버 수명, 어디까지일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0202102269040001[1].jpg?var=2630 "[DT현장] 유튜버 수명, 어디까지일까")
거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여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게시하면 광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유튜버'가 되겠다는 지금, 연예인 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유튜버를 만나 인터뷰를 하며 독자에게 그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것도 재밌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인기 있는 유튜버들의 섭외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동영상으로 주목을 받은 그들에게 동영상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면, "출연료는 줍니까? 그렇지 않으면 인터뷰를 할 시간에 (동영상) 콘텐츠를 하나 더 만들어 올리는 게 나을 거 같네요"라고 날카롭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인기를 끌면서도 꾸준히 언론 및 방송 홍보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유튜버들도 많다. 이러한 대세의 중심이 된 유튜버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대도서관·윰댕 부부가 고정으로 출연하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퇴경아 약먹자'로 전 세계를 돌며 '랜덤 플레이 댄스' 동영상을 찍어 K팝 열풍에 일조하고 있는 고퇴경 씨도 이러한 공중파를 통해 정식 인사를 했고, 해당 프로그램 메인 진행자인 개그맨 이영자 씨도 1인 방송에 도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덕화 씨를 단독으로 내세운 KBS의 '덕화TV'도 이러한 유튜브의 인기에 편승해 만들어진 1인 방송 프로그램이다.
이들에 앞서 배우 신세경과 천우희, 인기 걸 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윤보미 등도 각자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낱낱이 보여주며 작품활동이나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들의 솔직 담백한 모습에 어마어마한 구독자가 몰리기도 했다. 다수의 연예인을 보유한 기획사들이 유튜브란 새로운 창구를 통해 수익은 물론, 전 세계의 구독자들을 상대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하에 영상제작이 가능한 인력들을 자체 수급하기도 한다.
유튜버 중엔 인기 만큼이나 적지 않은 사건 사고를 겪은 이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도서관은 연일 연예계 빅이슈로 떠오른 '버닝썬 게이트'를 연상케 하는 일명 '버닝팜' 풍자가 논란이 됐다. 그가 인터넷 방송 '트위치'를 통해 게임 속 농장 이름을 '버닝팜'으로 지은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버닝썬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악플을 쏟아냈고, 급기야 대도서관은 그러한 악플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프리카 BJ 출신이자, 게임해설가로 유명해진 '감스트'도 MBC에서 방송한 국가대표 평가전(대한민국 VS 콜롬비아)에 객원 해설위원으로 나서 논란이 됐었다. 해당 방송에서 감스트는 콜롬비아 응원단에 "경기 시작 전에는 시끄러웠는데 음소거를 한 것 같다"는 인종차별 발언과 함께 "나상호가 투입된다고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중계 미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그는 "난 지상파에 맞지 않다. 목소리에 대한 지적도 예상했다. 앞으로 해설은 인터넷 방송에서만 할 생각"이라고 사과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수위'가 문제였다. 지상파나 종편·케이블 등 방송국은 '심의 규정'이라는 게 있는데,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동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 현실 속에 '필터링'도 한계란 뜻이다. 각자의 채널 안에서 다양한 소재로 그 어떠한 논리를 펼쳐 내도 지금껏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관습이 이들 실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엔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 제기로 "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의 불법행위가 시정명령 3회 이상 위반하면 서비스 임시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방송통신위원회의 신년 업무계획 발표에 "중국처럼 한국에서도 유튜브를 차단하려 한다"는 잘못된 거짓 정보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한 20대 젊은 여성 유튜버를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약 30만 구독자를 확보한 보통의 게임전문 크리에이터인데, 수익이 발생하면 곧바로 다음 콘텐츠를 만들 재료(?)에 투자한다고 했다. "좀 더 디테일하고 감각 있는 영상 편집자를 구하고 싶습니다. 자막도 보다 새롭게 꾸미고 싶고요, 효과(음)도 제대로 넣어 제가 나이가 들어도 자신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인터뷰를 위한 빈말이라도 좋다. 자기 스스로를 위해 투자한다는 건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것이다. 단순히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만 양산된다면 유튜브가 가진 수명은 얼마나 될까.
성진희 디지털뉴스부 대중문화팀장 geenie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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