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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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입력 2019-04-04 18:12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몇 년 전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누구나 아침에 맑고 상쾌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기가 쉽지 않다. 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작년에만 51만명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아 2015년 45만명에 비해 3년만에 무려 13%가 증가하였다. 수면장애로 인한 직접적인 진료비도 1000억이 넘었지만 생산성 저하로 인한 간접적인 경제손실은 무려 11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쉽게 잠을 못 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생활 습관의 문제로 불규칙한 생활을 하거나 저녁에 많은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으며, 두 번째는 심한 스트레스나 우울증, 충격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을 수 있고, 마지막으로 유전자의 문제가 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병원과 영국 엑서스 대학이 공동으로 44만 6000명의 유전자 자료를 분석하여 수면 지속 시간과 연관이 있는 78개 유전자 영역을 찾아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전자 치료가 이루어지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수면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야간 수면이 6시간 이내인데도 불구하고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면 단기 수면자라고 분류될 수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대개는 능률적이고 야망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숙련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야간 수면이 9시간이 넘어도 피곤한 사람은 장기 수면자로 분류되며 다소 우울하고 쉽게 분노하며 사회적으로도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그룹 사이에 있게 된다.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면 먼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기상은 규칙적인 수면 시작을 유도한다. 두 번째로 매일 일정한 양의 운동을 하되 저녁 때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해칠 수 있다. 세 번째로 침실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소음을 차단한다. 네 번째로 오후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피하고, 다섯 번째로 술을 피한다. 술은 수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면 리듬을 파괴한다. 여섯 번째로 만성적인 흡연 역시 수면에 방해가 되며, 마지막으로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잠을 못 이루고 있으면 차라리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자려고 너무 노력하면 오히려 잠들기 힘들어지므로 가볍게 독서나 공상을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오전에 강한 햇빛을 쬐면 시차를 두고 밤에 뇌의 송과선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따라서 오전에 선글라스를 쓰지 말고 밝은 햇빛 아래서 햇살을 느껴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멜라토닌은 블루라이트, TV, 휴대폰의 불빛으로도 분비될 수 있어 저녁에 이런 전자 제품에 노출되면 아침에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수면 리듬이 깨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밤에 야식을 먹으면 포만감이 느껴지면서 쉽게 잠이 들지만 (night eat disorder)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마시고 자는 것은 정상적인 수면과는 명백히 다른 과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런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특히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등은 처음에는 일시적인 각성 효과가 있으나 지속적으로 마시면 각성효과가 감소하다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셔도 수면에 지장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 같은 시간 잠을 자도 쉽게 피로가 풀리지 않게 된다.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는 하나 습관성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매우 심한 상황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업화가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강제로 일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자명종 소리에 의해 정상적인 수면 리듬이 깨지면서 억지로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소 힘들더라도 아침에 다소 일찍 눈이 떠지면 일어나도록 하여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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