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남 칼럼] `레이와 시대` 희망, `촛불정부` 청년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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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남 칼럼] `레이와 시대` 희망, `촛불정부` 청년의 절규

강주남 기자   nk3507@
입력 2019-04-07 18:16

강주남 산업부장


강주남 산업부장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내달 1일 나루히토 왕세자의 일왕 즉위와 함께 사용할 새 연호(레이와·令和) 확정을 계기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레이와는 일본 최고의 시가집 만요슈(萬葉集)의 '매화의 노래' 서문에 등장하는 '초봄 좋은 달이 뜨니 공기 맑고 바람은 부드럽다(初春令月氣淑風和)'에서 두 글자를 따왔다. 아베 신조 총리는 새 연호 설명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이 큰 꽃을 피워 희망에 가득 찬 일본을 만들어 내고 싶다"며 청년 세대를 치켜세웠다. 일본 언론들도 "새 연호가 나왔다. 새 시대로 가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풍요로운 새 사회에 대한 일본 국민의 희망을 퍼뜨리고 있다.


2012년 총선 승리 후 재집권 7년째를 맞는 아베는 올 8월이면 '전후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얻는다. 그의 인기 비결은 전후(戰後)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경제다. 양적 완화를 통한 엔저 유도, 법인세 인하와 파격적인 기업 규제 완화, 확장적 재정정책 등 3개의 화살을 앞세운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일본 기업의 경상이익은 2012년 49조6000억엔에서 작년 83조1000억엔으로 급증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2.4%로 떨어졌다. 경기 호황에 일자리가 늘자 일본의 20~30세대는 아베의 열렬 지지층이 됐다. 현재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좋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매화의 노래'는 일본 열도에 또 하나의 미래 희망 씨앗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아베가 쏘아 올린 3개의 화살로 전후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일본이 미래를 노래하는 사이 대한민국은 과거에 갇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다. 인종청소를 방불케 하는 적폐청산은 '이명박근혜'를 넘어 50년 전, 100년 전 친일잔재 청산으로 번지고 있다. 난데없이 빨갱이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 찍은 말로 둔갑하고, '토착왜구'와 '주사파'의 망령이 2019년 대한민국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고 통합과 공존의 세상을 열어 갈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분열과 갈등, 오만과 독선의 2년을 보내며 부자와 서민 간 양극화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한강의 기적을 이끌던 전통 제조업은 몰락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춘 젊은이들도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50조원이 넘는 혈세를 퍼부었지만 15~29세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를 넘는다.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성장은커녕 자영업 대참사를 불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세금주도성장으로 늘어나는 세금부담에 국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보다 못한 전윤철·박승 같은 원로들이 소득주도성장의 역효과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감사원장과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던 이들의 고언도 "소주성은 세계적으로 족보 있는 얘기"라는 문 대통령의 근거 모를 자신감을 꺾지는 못할 성 싶다.



잇단 '인사 참사'와 참모들의 '내로남불', 세금폭탄에 문 대통령을 지지하던 국민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사는 집 아니면 파시라"며 국민들을 겁박하고, 평생 벌어 집 한 채 가진 서울 시민까지 투기꾼 취급하더니, 정작 청와대 참모와 고위 공직 후보자의 투기는 '건전한 투자'라는 위선에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해 하고 있다. 100년 집권을 말하면서, 국민 '갈라치기'로 일관하는 '이념 줄 세우기'에 피곤해 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로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 앞에서 이 땅의 청년들은 "정권이 바뀌어 기대가 컸는데, 달라진 게 뭐냐"며 울부짖는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우리 20~30세대들은 "촛불정권도 촛불에 타버릴 수 있다"고 성토한다.

더 늦기 전에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승전북(北)'을 내려놓고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책 대전환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돼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희망도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수 있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국민도, 나라도 불행해진다. 500여 년 전 임진왜란·병자호란 때 우리 조상들은 밧줄에 묶여 피눈물을 흘리며 국경을 넘었다. 이대로면 어린 우리 아들·딸들이 일자리를 찾아 낯선 이국 땅을 헤매게 될 까 두렵다.

강주남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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