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제품 고율관세 부과"… 대서양 무역전쟁 발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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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제품 고율관세 부과"… 대서양 무역전쟁 발발 조짐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19-04-09 17:59

"항공기 보조금 지급 불공정
WTO 추산 年 12.8조 피해"
항공기 부품·해산물 등 포함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이 항공기 보조금 지급이 불공정하다며 유럽연합(EU)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경제를 공포로 밀어 넣은 미·중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서양 무역전쟁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EU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거나 불공정한 행위를 저지를 경우 미국이 수정을 요구하고 그에 응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연방 법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을 개시하면서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들었다.

USTR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으로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추산 연간 112억 달러(약 12조8000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WTO도 이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며 "해당 관행이 철회될 때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04년 WTO에 EU의 보조금 지급을 제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WTO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확인했다.


이후 EU는 2가지 항공기 보조금을 폐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부분의 보조금이 지속된 점, EU가 에어버스 항공기 A350 XWB의 재원 마련을 위해 50억 달러 규모의 '런칭 보조금'을 지급한 점을 들며 계속해서 불만을 토로해왔다.

미국이 제시한 관세 부과 목록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에어버스 보조금에 개입한 4개국에서 수입하는 물품과 EU 28개 회원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으로 나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기, 헬리콥터, 항공기 부품과 같은 공산품은 물론 와인, 치즈와 같은 농축산물, 연어, 문어, 게와 같은 해산물까지 포함됐다. 여기에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까지 검토 중이다.

EU는 그간 미국의 일방적 통상조치가 있으면 보복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많은 면에서 도발적"이라며 "이는 미국과 EU가 진행하고 있는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USTR은 이날 고율 관세 부과와 관련해 공공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WTO에서 올해 여름 최종 피해액이 확정되면 관세를 즉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WTO는 EU가 미국의 112억 달러 피해 추산액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조정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14년 묵은 사건에 이제 조치를 취할 때가 됐다"면서 "EU가 해로운 보조금을 중단할 경우 미국도 고율 관세를 철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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