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호황의 그림자 … 가계는 팍팍한데 넉넉한 정부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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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호황의 그림자 … 가계는 팍팍한데 넉넉한 정부곳간

진현진 기자   2jinhj@
입력 2019-04-10 18:02

정부 여유자금 가계보다 5.7兆↑
가계 금융조달자금 17%↓ 대조


정부의 지난해 여유자금이 가계보다 5조7000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가계 여유자금 역전현상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가계 여윳돈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든 반면 정부 곳간은 최대 수준으로 넘쳐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8년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49조3000억원이었다. 1년 전에 비해 1조 6000억원 줄어 2008년 새로운 기준으로 통계를 편제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자금 운용은 예금·보험·주식 등 투자 목적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조달 자금)을 뺀 여유 자금을 말한다. 저축이 줄거나 투자가 늘면 순자금 운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자금은 전년에 비해 17%가량 줄어든 103조1000억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 장기 차입금이 92조7000억원에서 77조9000억원으로 16%가량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운용자금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3%가량 줄어든 15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예치금, 보험·연금 준비금을 중심으로 축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문 순자금 운용 축소는 민간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일상적으로 쓰는 소비를 제외한 저축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주택시장에서는 전년에 비해 신규주택 구입이 눈에 띄게 늘거나 변동을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간 최종소비지출은 2017년 83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867조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주거용 건물 건설 투자 금액은 108조3000억원으로 1년 전에는 107조3000억원이었다.


반면 정부의 여유자금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여유자금은 55조원으로 1년 전 49조2000억원에 비해 5조8000억원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가계의 여유자금보다 많아졌다. 일반정부의 여유자금은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이 포함된 개념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세수가 호조세를 보인 결과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조6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규모가 8조원 가량 축소했다. 또 지난해 사회보장기금의 수지가 41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정부 곳간을 채웠다.

기업의 여유자금은 감소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 조달은 마이너스 39조8000억원으로, 1년 전(-14조4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지난해 유가가 상승하고 교역조건이 악화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당기순익은 2017년 83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79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자금순환통계에 나타나는 모든 경제부문의 금융자산 합계인 총금융자산은 지난해 1경714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632조6000억원 늘었다.

진현진기자 2ji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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