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현금 쌓이기만 해...10억 넘는 예금 8년 만에 최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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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현금 쌓이기만 해...10억 넘는 예금 8년 만에 최대 증가

심화영 기자   dorothy@
입력 2019-04-14 15:02
지난해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고액 계좌 규모가 8년 만에 최대폭으로 불어났다.


10억 원이 넘는 고액 계좌는 대체로 기업 계좌다. 경기 불황에 시설투자를 하지 못한 기업들의 자금이 은행에 쌓여만 간 것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 예·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565조7940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66조6050억 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10년(79조422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증가율도 13.3%로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체 저축성예금 증가율(7.3%)의 두 배가량 됐다.

10억 원 초과 저축성예금의 계좌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6만7000개다. 전년보다 5000개 늘었다.

10억 초과 고액 계좌 증가율은 지난 2015년 9.2%를 기록한 뒤 소폭 떨어져 2016년 7.0%, 2017년 7.2% 등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갑자기 두 자릿수대로 튄 것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1억 원 이하 계좌의 증가율은 2.5%,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2%,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2.3%에 불과했다.

이처럼 10억 원이 넘는 고액 계좌 수와 금액이 급증한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불확실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기보단 경영 위기 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뒀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4.2% 줄어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수익을 올린 기업들이 은행에 돈을 쌓아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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