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범죄, 구조적 문제 피해 소비자 2억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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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범죄, 구조적 문제 피해 소비자 2억명 넘었다"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4-14 18:02

英 이코노미스트 자체 조사
페북·보잉·웰스파고 등 연루
규제완화·솜방망이 처벌 탓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들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공익을 해쳐도 그에 걸맞은 책임을 묻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2016년 이후 일반에게 알려진 범죄에 연루된 기업들의 주식 시가총액이 최소 1700조 원, 피해 소비자가 최소 2억 명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자체조사에서 2016년 이후 공개된 대형사건에 연루된 미국 기업들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조5400억 달러(약 1755조원)라고 추산했다.

이들 기업의 사건 때문에 피해를 본 소비자가 최소 2억명에 달한다고 14일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범죄 등에 연루된 대표적인 기업은 페이스북, 보잉,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몬샌토 등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 침해와 선거운동 개입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연방 검찰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제휴기업들과 공유한 혐의를 수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던 정치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사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선거운동에 활용한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이미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은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보잉 737 맥스8 기종이 잇따라 추락하자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입건됐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가운데 보잉이 로비를 통해 자의적으로 안전인증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거나 기체결함 은폐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B를 둘러싼 사기·횡령·돈세탁에 휘말려 말레이시아와 미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0억 달러(약 6조8400억원)에 달하는 1MDB의 채권발행을 대행하면서 나집 라작 전 말레이 총리의 비자금 조성을 돕고 횡령 가능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대형은행인 웰스파고는 2016년 고객 동의 없이 350만개가 넘는 유령계좌를 개설한 범죄가 적발돼 사법처리됐다.

미국에서 대기업들의 범죄나 중대과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풍경은 우연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범죄기업 10곳을 표본으로 골라 추적한 결과 사건 여파로 인한 주가 하락의 중간값은 11%에 그쳤다고 밝혔다. 표본들 가운데 최고 이사가 사임한 곳은 겨우 2곳뿐이었으며 전체 10곳 고위임원들의 보수 총액은 사건 뒤에 오히려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개별 산업의 규제가 느슨해지고 형사처분이나 손해배상 소송이 솜방망이가 된 것도 악덕 기업 증가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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