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對北특사 파견카드 … 좌초 위기 `비핵화 중재자` 文

임재섭기자 ┗

메뉴열기 검색열기

허울뿐인 對北특사 파견카드 … 좌초 위기 `비핵화 중재자` 文

임재섭 기자   yjs@
입력 2019-04-14 18:02

트럼프, 정상회담서 '빅딜'만 고려
文, 北과 경협모색 기대 무너뜨려
김정은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군중대회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추대를 경축하는 중앙군중대회가 13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 협상 중재자 역할은 과연 어떻게 되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중재자 역이 좌초 위기다.
한미정상회담(현지시간 11~12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 데 이어 13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오지랖 넓게 '중재자' 자청 말고 당사자로 나서라"는 지적을 받았다.

진퇴양난의 문 대통령은 현재 특사 파견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특사가 내놓을 카드는 마땅한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靑, 대북 특사 파견 검토…정의용·서훈 거론 = 일단 특사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 접촉 방법으로 국가정보원-노동당 통일전선부 대화 라인 등과 함께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남북정상회담 전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적이 있다. 두 차례 모두 서 원장을 비롯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가안보실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동행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같은 멤버가 방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특사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은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 차 회의를 열고 "추호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 北, "南은 민족의 편에 서라"고 주문 =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을 남측이 알아서 결정해 시작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유엔을 설득해 남북 경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부딪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에 대해 '외세'인 미국이 아닌 '같은 민족'은 북한과 한 편이 돼 달라는 요구로 읽힌다.

◇ 美 "비핵화 해법은 '빅딜' 뿐" =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현재 '빅딜'만을 고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시작해보려는 문 대통령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이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간의 단독회담은 겨우 2분에 불과했다. 소규모 회담이 15분에서 28분으로 늘어났고 10분 간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 없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청와대측 해명이다. 그러나 단독대화가 의미 있는 것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2분 만에 끝냈을까'라는 게 한미정상회담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지원과 관련 "일본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이런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