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수출 急減, 국가신인도 하락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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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수출 急減, 국가신인도 하락 경계해야

   
입력 2019-04-14 18:02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동향분석팀 팀장·연구위원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동향분석팀 팀장·연구위원
80개월 흑자 행진을 유지하던 우리나라 경상수지에 최근 빨간불이 켜졌다. 흑자폭이 감소하고 있다. 이유는 최근 수출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이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로 연결되고 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물건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수지타산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드는 점은 달러화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경기가 부진해도 상위권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이 장기간 유지되어 오던 경상수지 흑자 덕분임을 고려하면 흑자 감소는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요인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는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는 것은 달러화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대외 채무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유입된 달러화를 활용해 외국으로부터 차입한 빚을 갚을 수 있는데 이러한 채무 상환 여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과거 2010년 4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경상수지가 64억 달러 흑자에서 25억 달러 적자로 전환되었던 시기, 대외채무 규모는 3559억 달러에서 3999억 달러로 12% 증가했었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한다는 점은 교역조건이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국내의 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는 것은 특히 교역조건 악화와 일맥상통한다. 교역조건은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 즉 수출품과 수입품의 수량적인 교환비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 중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있다. 이것은 1단위 상품을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 지수가 상승하면 수출 열심히 하는 것 이상으로 수입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니까 교역조건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2017년 8월 103.4에서 2019년 2월 93.4로 하락했다.

이렇게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것은 수출을 아무리 많이 해도 수입량이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하며 이는 결국 국내 민간 가계의 소비재 수입이나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수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자재나 중간재 등의 수입량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국내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구매력 저하로 연결된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지금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는 시점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시기와 겹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글로벌 경기 하강을 반영하며 바로 이 점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하고 싶어도 그 물량을 받아줄 수입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수출액 증감은 수출 가격 변동과 수출 물량 변동의 2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수출 가격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등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출액 감소가 수출 가격 하락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감소하던 수출액은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은 세계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017년 분기당 4~5%씩 기록하다가 2018년 들어 2.5~3.5%로 위축됐다.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지수는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율이 위축됐던 2018년에도 중반까지는 대체로 상승했지만, 2018년 10월 167.9를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2019년 2월 127.8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의 작은 변동에 대비해 더 큰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의 수출경기 효과를 이른바 '채찍 효과'라고 한다. 채찍 손잡이가 작게 움직여도 채찍 끝 부분에서는 크게 움직이는 현상에서 따온 용어다. 이러한 채찍 효과를 감안한다면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율이 하락하는 효과의 우리나라 수출 부진 영향이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상품수지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작금의 경상수지 흑자 감소의 원인이 수출 부진임을 감안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위권으로 유지하게끔 하는 수훈갑 즉, 경상수지 흑자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부진을 타개해야 한다.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추구를 계속해야 한다. 기초 핵심 소재·부품 개발 능력을 강화하면서 중간재의 국산화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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