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이민자 피난처도시로 이송" 검토… 美정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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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법이민자 피난처도시로 이송" 검토… 美정가 술렁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4-15 18:15

LA 등 민주당 강세지역 포함
민주 "정치적 보복" 즉각 반발
공화당 일각서도 비판 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불법 이민자들을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로 실어나르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정가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국은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들로 이송할 법적 권한을 확실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무책임한 정치적 공격이란 비판이 제기됐고, 반이민 이슈를 부각 시키려는 의도된 논란 유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난처 도시란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맞서 불법 이민자들을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기관의 구금·추방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 곳을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 주로 민주당 '강세 지역'들이 포함돼 있어 민주당 등 반(反)트럼프 진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건설에 반대해온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보복'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그들이 최상 수준으로 돌봐지길 바란다"며 "특히 형편없는 운영과 높은 세금으로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주에 의해!"라고 비꼬았다.

그는 "민주당은 이민법을 빨리 개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피난처 도시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돌보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면서 불법 이민자들에 갱단 조직원과 마약 거래상, 인신매매단 등 모든 형태와 규모, 종류의 범죄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일 백악관이 정적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로 데려가 풀어놓는 방안을 추진했다면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지역구 등을 포함한 민주당 '텃밭'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올린 트윗을 통해 "우리는 보도된 것처럼 정말로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에만 배치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로 옮기는 방안이 운송 문제 등의 차원에서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대통령이 원하고 있는 만큼 백악관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선시되는 해결책은 아니다"라면서도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많은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의회가 대통령과 함께 종합적인 이민 개혁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게 바람직한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이 방안을 선호하고 있으며 민주당도 이민자들을 그들의 지역사회로 들이길 원한다고 말해왔으니 모두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한번 보자"며 "백악관에서 철저하고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안은 그러나 이미 국토안전부 등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나 검토된 뒤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버려진 아이디어'라고 AP통신이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해온 데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 카딘(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 "이는 정치적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정치적 체스 게임의 '졸'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인 베니 톰프슨(민주·미시시피) 하원의원도 ABC방송의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문제에 대해 지난 2년간 만들어온 대혼란이 재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우호적이지 않다. 릭 스콧(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피난처 도시' 발언과 관련해 "이민자를 해당 지역에 이송하는 게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사람을 열 받게 만들어서 그것과 관련해 떠들게 하려고 한 소리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민주당이 막고 있는 국경 안보 문제로 인해 매우 좌절감을 맛보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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