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밀레니엄 분화땐 화쇄류 등 피해 엄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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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밀레니엄 분화땐 화쇄류 등 피해 엄청날 것"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19-04-15 18:15

北 댐·도로·전기·광산 마비
호흡기 질환 등 잇단 피해
대홍수로 주변 지역 황폐화
南北간 공동연구 선행돼야


15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가 백두산 화산 재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깨어나는 백두산…' 토론회
'밀레니엄 대분화'와 같은 분화가 백두산에서 일어나면 강하화산재 낙하에 따른 피해뿐 아니라, 화산가스와 화산재로 이뤄진 고온의 화쇄류와 라하르(부서진 암석과 화산재가 섞어 홍수처럼 흐르는 현상) 등의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로 인해 북한 지역의 댐, 도로, 전기, 광산 등이 마비되고, 생태계 변화와 토양 침식, 호흡기 질환, 식수 오염 등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윤성호 부산대 교수(지구과학교육과·화산특화연구센터)는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백두산 분화 시 예상되는 피해 규모와 상황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윤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백두산에서 밀레니엄 분화와 같은 폭발적 분화가 발생하면 주변 지역은 부석 자갈과 강하화산재 낙하는 물론 화쇄류와 라하르 등의 영향을 받게 되고, 1차적 피해 영향지역은 북한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최근 백두산 주변에서 분화 전조 현상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백두산 분화 시기와 규모 등을 예측하기 위한 근본적 연구와 피해 예방을 위한 범국가 차원의 공동연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두산은 946년 천지에서 '밀레니엄 대분화'가 발생해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이 쏟아졌다. 이는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이었다. 이후 1100여 년전이 지난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 화산지진이 3000여 회 이상 일어나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 분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윤 교수는 "수증기와 화산재 기둥인 분연주가 분화구로부터 만들어져 대기 중으로 상승하다가 탁월풍을 따라 이동한 후 낙하하면 그 지역은 강하화산재가 비처럼 내릴 것"이라며 "백두산 과거 분화 이력을 봤을 때 화산재 분화 말기에 고온의 화쇄류가 발생해 산사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주변 산지에 산불을 발생시켜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화산 분화에 따른 대홍수 가능성도 예측됐다. 그는 "화산체의 부서진 암석과 화산재를 동반해 이동하면 '라하르'라고 부르는 토석류, 화산이류 등이 발생해 주변 지역을 매몰시키고 황폐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교수는 "화쇄류는 시속 수백 ㎞의 고속으로 퍼져 나가고, 그 영향 범위는 화산폭발지수가 5∼7인 경우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동심원상으로 퍼져 나가 최대 83.1㎞까지 피해를 입힐 것으로 수치모의 실험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화쇄류는 화산 분화에 따른 사망률의 28%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원인 제공물질이다.

백두산 화산 분화에 따른 라하르 피해에 대해서는 "백두산 주변 15개 하천이 화산재해 발생 범위에 포함되고, 그 영향 범위는 좁게는 두만강부터 넓게는 압록강까지 이를 것"이라며 "압록강 주변의 보천읍, 장백조선족자치현, 혜산시, 김정숙읍, 김형직읍 등까지 라하르가 도달해 피해를 줄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남북 공동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백두산 화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남북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윤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북한은 200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백두산 남북공동연구를 제안했으나, 남북경색 등으로 결렬되자, 영국, 미국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남북의 백두산 전문가와 실무 당국자들이 만나 백두산 화산 남북국제공동연구에 대한 협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두산 연구활동의 최적기가 여름인 만큼 남북한 전문가들이 모여 화산 징후 현황과 향후 연구수행을 위한 공동답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 의회, 정부부처, 전문가들이 소통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강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화산 감시망 구축을 통해 2004년 다시 분화한 세인트헬렌스 화산의 정확한 예측과 효과적인 경고를 이끌어 낸 사례를 들며 "신뢰성 높은 백두산 화산 분화의 예측을 위해 남북공동연구가 선행된 화산감시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심재권 이상민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텍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백두산 화산마그마연구그룹이 공동 주관해 열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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