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은행 이동걸 산은회장 입장
인수가격 7조 부풀려진 수치
만기 25일전 자금 지원 방침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일괄매각에 무게를 뒀다. 구체적 자금지원 방식을 오는 25일까지 결정하고, 매각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호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계획안에 대해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를 위해 만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가능하면 일괄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금호 측과 분리매각을 협의 할 수 있지만, 우선 자회사 일괄 매각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 매각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수정 자구계획안에서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을 모두 일괄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이 회장은 인수가에 대해 "부채가 정확하게 3조6000억원 조금 넘는다"며 "전체 부채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증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 부분이 인수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인수를 할 때 부채를 다 갚아야 하는 건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되고 큰 무리가 없이 갈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일정액의 부채는 끌고 가는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25일 전까지 구체적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결정한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다시 맺고, 금호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아시아나항공 공개매각에 들어간다. 이 회장에 따르면 채권단 내에서 영구채 방식의 자금 지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정은 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4월 25일 전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면서 "매각은 한 두달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최소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매각 주관사 선정 등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였다. 그는 "박 전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는 전혀 있을 수 없다. 박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이 이행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를 갖고 있다"며 "박 전 회장은 우리 항공업계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다. 마지막 단계에서 그분 인격을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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