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어 KT 이달 공개 예고
아마존·레노버 등도 잇단 출시
"자동차시장 먼저잡자" 경쟁 가열
AI(인공지능) 스피커가 디스플레이·카메라를 탑재하면서 오감으로 소통하는 AI비서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구글·레노버에 이어 SK텔레콤과 KT가 이달 제품을 내놓고 시장 확장에 나선다. AI스피커 진화로 스마트홈 허브 경쟁이 더 달아오르는 동시에 다음 격전지인 자동차 시장을 잡기 위한 신경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7인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탑재하고 동작인식 기능을 갖춘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18일 공개했다. 소리로만 정보를 주고받던 스피커에 화면과 카메라를 추가, 음성·영상·동작까지 주고받는 '멀티모달 UX(사용자경험)'로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누구 스피커는 날씨·환율·증권·음악가사 등 정보를 소리와 함께 영상 정보로 보여준다. 음성 안내의 경우 모든 정보를 듣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화면에서는 즉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온도, 강수확률, 미세먼지 정도 등을 텍스트와 그림, 색깔로 한눈에 보여주는 식이다. 대기모드일 때는 디지털액자로 사용하거나 날씨, 뉴스 등이 실시간 업데이트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누구 출시 초반 60.2%에 달했던 음악기능 사용비중이 34.2%로 낮아지고 날씨, 일정관리, 비디오 관련 이용이 늘었다"면서 "사용자들의 변화에 맞춰 기존 음성 중심 인터페이스를 영상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초기 타깃 시장은 어린이층이다. 어린이용 놀이학습 콘텐츠를 기본 탑재하고 영상인식 기반의 학습게임도 내장했다. 특히 간단한 동작인식 기능을 통해 어린이들이 다양한 손동작을 해보며 지각능력과 순발력을 키울 수 있게 했다. 어린이 콘텐츠인 옥수수 키즈 VOD(주문형비디오)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한다. SKT는 23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29일부터 고객들에 상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명순 유닛장은 "스마트홈 수요에 대응해 삼성·LG·SK매직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한편 삼성·LG와 스마트홈 플랫폼 제휴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누구를 탑재한 SK브로드밴드 셋톱박스 3종을 연내에 추가로 내놓고 코딩로봇 '알버트'에도 누구를 연내에 적용한다. T전화, 음악서비스 '플로', ADT캡스의 보안솔루션에도 적용을 추진 중이다.
KT도 이달중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기가지니 테이블TV'(가칭)를 공개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호텔 전용 스피커에 화면을 탑재한 데 이어 일반 가정용 제품을 내놓고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도 자회사 라인이 일본에서 선보인 '클로바 데스크'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구글 홈허브'에 대해 작년말 전파인증을 끝내, 상반기 중 출시가 예상된다. 아마존은 7·10인치 화면을 탑재한 태블릿 크기의 '에코쇼', 둥근 탁상시계 모양의 '에코스팟'을 출시했다. 날씨 정보를 음성과 영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한 영상통화도 지원한다.
음성만 지원하던 AI 스피커가 화면·동작인식 기능까지 갖추면 전혀 다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SKT는 최근 누구 앱이나 스피커끼리 통화를 하는 '누구 콜' 서비스도 내놨다. 누구 네모에 전화통화·영상통화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과 별 차이 없는 통신 플랫폼이면서 스마트홈 허브로서의 입지를 키울 수 있다.
박명순 유닛장은 "자동차에도 누구 플랫폼을 적용하기 위해 4~5개 기업과 협의 중"이라면서 "누구 기반 기기와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킷(SDK)과 자주 쓰는 기능을 담은 템플릿을 제공하는 '오픈플랫폼 2.0'을 공개하는 등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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