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가 나란히 태풍을 맞은 이후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갑작스러운 총수 타계와 회사 매각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내놓는 첫 실적이라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 내다보는 경영실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비상(飛上)을 준비하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경영정상화에 갈 길이 먼 것으로 관측된다.
◇창립 '50돌' 맞은 대한항공, 중장기 계획 첫 단추 합격점=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영업이익 1942억원, 매출 3조18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78% 증가하고, 매출은 2.57% 늘어난 것이다.
이번 실적이 올해 내놓는 첫 분기 실적이기도 하지만, 대한항공이 실제 느끼는 실적에 대한 중압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이후 첫 실적인 데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타계 이후에도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비전 2023년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2023년까지 매출 16조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 첫 단추가 올해 1분기 실적이다. 일단 현재 전망치대로라면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올해 사업목표로 매출 13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새 주인 찾아 나선 아시아나…갈 길 먼 경영정상화= 30여년간 둥지를 틀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시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를 1조~2조원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알짜'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데다,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대표 FSC라는 상징성까지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2% 증가한 1조64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영업이익은 11.82% 줄어든 567억원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전망대로라면 영업이익률은 3.44%에 그쳐 대한항공(6.1%)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난다.
국제유가 상승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작용했을 수 있지만, 탑승률이 저조한 노선을 여럿 운항한 게 수익에 악영향을 준 주범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인 노선으로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사할린 노선이 꼽힌다. 작년 기준 탑승률이 56.8%에 불과했다. 운항 시 좌석 절반가량을 비워둔 채 운항하는 셈이다.
이어 중국 옌청(鹽城·57.7%)과 함께 63.9%의 탑승률을 기록한 러시아 하바롭스크과 남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 코로르 등도 수익 악화 노선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은 조만간 수익구조 개편 차원에서 이 같은 돈 안 되는 국제선 노선 일부를 정리해 수익성 증대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