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거주 최대식 할아버지
2개월만에 요양보호사 합격
'팔순 아내 위한 사랑' 화제
"사랑은 오래 참고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다."
성경의 말씀이다. 치매 아내를 돌보기 위해 구순 남편이 '요양보호사' 자격증 따 이 말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있다.
22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발표된 '제27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합격자' 명단에 예산에 사는 최대식 옹(사진)이 91살의 나이로 최고령 합격자가 됐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의 신체·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다. 자격시험에 성별·나이·학력 제한이 없다.
최 할아버지가 자격증을 따게 된 것은 돈 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내(81) 때문이었다.
아내는 평소 스스로 통장을 관리할 정도로 영민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조금씩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관리하던 통장이 제자리에 없다며 할아버지를 채근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다.
병원을 찾은 아내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다. 최 할아버지는 속이 탔다.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살아온 아내였다.
아내의 약을 타기 위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찾을 때마다 최 할아버지는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이런 최 할아버지에게 보건소 직원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보라 권했다.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전문 교육을 받으면 아내를 더 잘 돌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곧바로 예산 간호학원 부설 요양보호사 교육원에 수강 등록했다.
그리고 두 달간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기본 교재만 600 페이지, 문제집까지 풀려면 1000페이지 이상을 공부해야 했지만, 최 할아버지는 아내를 생각하면서 집중을 했다.
그리고 결과는 '합격', 최 할아버지는 두 달만에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거머쥘 수 있었다.
최 할아버지는 아내 병간호를 더 잘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족 요양을 통해 한 달 50만∼60만원의 요양보호사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자격시험에는 전국에서 5만3108명이 합격했다. 충남에서는 2253명이 합격, 2010년 시험 도입 이래 최다 합격자를 배출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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