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2명·반대 11명으로 가결
민주·평화·정의당은 '만장일치'
바른미래, 1표차 극적 통과
선거제도 개혁안·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험난한 1차 고비를 넘고 궤도에 올라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23일 일제히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인 22일 여야 4당 원내대표단이 합의한 대로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기로 추인했다.
패스트트랙에 적극 나섰던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은 무난하게 추인을 받았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중재안을 놓고 내부 의견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총에 참석한 의원 85명의 만장일치로 패스트트랙 추인을 결정했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설명한 뒤 아주 짧게 의견을 나눴다"면서 "대부분 합의안을 존중하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외에 민생관련 법안을 같이 진행했으면 좋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민생법안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었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을 놓고 찬반으로 엇갈렸던 바른미래당은 2차례 투표를 할 정도로 진통 끝에 추인을 받아냈다. 바른미래당 의총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팽팽했다.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던 유승민·하태경·지상욱·김중로 의원 등은 이날 의총을 시작하기 전부터 거세게 항의 의사를 표출했다. 지 의원은 의총장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에게 "오늘로서 김관영 의원을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바른미래당은 의총에서 찬반 대립이 격화하자 패스트트랙을 찬반 투표에 부쳤다. 전체 29명 중 23명이 의총에 참석했고, 이들 중 과반인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패스트트랙이 통과됐다. 극적인 1표 차였다. 반대파들의 반발로 재투표까지 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이후 논평을 내고 "내부 진통 끝의 추인이지만, 민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미래를 위한 차선의 결정임을 확신한다"고 자평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 논란에 이어 패스트트랙으로 내부 균열이 가속화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했고, 유 의원 등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3분의 2이상이 아니기에 당론은 아니다"라며 "당의 의사결정을 이렇게 1표 차이 표결로 해야한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패스트트랙은 여야 4당의 추인으로 상당한 동력을 얻게 됐다. 여야 4당은 오는 25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각각 열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위 전체회의에서 전체 재적의원(18명)의 5분의 3 이상(11명 이상)이 동의하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수 있다. 정개특위는 여야 4당 의원이 12명이고, 사개특위는 11명이라 이변이 없는 한 패스트트랙 가결은 사실상 확정으로 볼 수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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