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년만에 2배 이상 폭등
인수후 적자행진 '아픈손가락'
2017년부터 흑자… 수익 반등
中서 인기몰이중… 성장 탄력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한 화장품 사업이 순풍을 타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1년 새 2배 이상 폭등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비디비치'가 폭발적인 성장세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31만500원) 기준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1년 전보다 약 150% 급등했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33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화장품 사업이 주효했다. 일명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는 비디비치의 성공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1조2627억원, 5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14.5%, 118.3% 증가했다.
정 총괄사장은 2012년 비디비치 인수를 계기로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화장품에 대한 애착이 남 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비디비치는 인수 이후 2016년까지 적자행진을 지속했다. 일각에서는 화장품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2017년 영업이익 6억원을 내며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단독 브랜드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전년보다 5배 상승한 1250억원의 매출 기록도 세웠다. 이 기간 전체 화장품 매출은 221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53% 증가했다.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이미 패션부문 국내 영업이익(257억원)을 뛰어넘었다.
비디비치 인수 이후 내리막을 걷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익성도 반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12년 12.7%를 기록하다 비디비치 인수 이후 2013년 7.5%, 2014년 4.4%, 2015년 4.6%, 2016년 3.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17년 4.9%로 반등한 이후 지난해에는 11.1%를 기록했다.
비디비치는 올해 중국 현지 열풍을 타고 성장 폭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비디비치의 올해 (1~3월) 누적 매출도 이미 5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 목표 2000억원 돌파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밀레니얼 소비자들 사이에서 '쁘띠 샤넬'이라고 불리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모바일 플랫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서 비디비치 검색 시 확인할 수 있는 위챗 인덱스는 3월 초 기준 전월보다 1022% 증가했으며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서도 비디비치 검색 건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전체 실적 역시 어닝서프라이즈가 예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6%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1년 새 2배 이상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비디비치는 중국 3~4선 도시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핵심 아이템 5개가 모두 고성장하고 있다"며 "딥디크, 바이레도 등과 같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고급 향수 브랜드들은 국내 향수 카테고리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디비치는 1월~3월3일까지 연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후에도 우상향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