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이어 잇단 실적 발표
1분기 이어 초라한 성적표 예고
증권가, 영업익 전망치 하향조정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어닝시즌이 시작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부진한 실적이 예고돼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2분기 실적 역시 초라한 성적표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LG이노텍을 시작으로 24일 현대차·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물산·에스오일·LG디스플레이·제일기획·OCI·두산인프라코어·LG상사 등이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됐다. 25일에는 SK하이닉스와 현대건설·기아차·LG생활건강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26일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일찌감치 부진한 실적이 예고된 가운데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 컨센서스가 있는 234개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2조549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7조5553억원)보다 15조원(31.55%)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작년 1분기 428조9154억원이던 매출액 역시 6조원 가량 빠진 422조7213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2분기 상황 역시 나쁘다는 것이다. 실제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도 쪼그라들었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214개 상장사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7조9556억원으로 작년 2분기 40조1049억원보다 12조1493억원(29.3%) 더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 개선을 안겼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낸 게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잠정치(6조2000억원)를 공개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전망했던 12조원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규모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역시 1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2분기에는 작년보다 약 5분의 1토막이 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10% 넘게 하향조정됐고, 연초 이후 하향 조정폭은 -27.7%에 달한다"며 "하향 조정 속도를 고려하면 1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망치 하향 조정은 증시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만큼 어닝쇼크의 여부보다는 어닝쇼크의 강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초부터 증시가 상승하는 동안 기업 이익 추정치는 계속 하향했다"며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주가와 이익 간 괴리가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마지막주와 5월에는 국내 증시 상승이 제한되고 6월 이후부터 다시 한 번 상승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6월부터는 상승에 무게를 두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분석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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