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폴드, 전략폰 아닌 기술적 상징제품
폴더블폰 초격차 전략 변수 생겼지만
향후 단말기 사업에 미치는 영향 미미
"흥행은 증명… 안정성 보완하면 완벽"
삼성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 스마트폰 시장 입지 흔들?
'갤럭시 폴드' 출시가 늦춰지면서, 삼성전자로서는 '퍼스트 무버' 를 통해 경쟁사들과 간격을 벌이는 '기술 초격차 전략'에 일부 손상을 입게 됐다. 그러나 대화면과 5G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리더십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세계에서 유일하게 5G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고, 특히 5G 스마트폰 주력제품인 '갤럭시 S10' 판매량이 이미 15만대에 달하면서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장악력은 확고해 보인다. 업계에서도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로, 당장 고객과 통신사들의 실망감이 크겠지만,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도 당초 이달에 내놓을 계획이던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제품 안정성 보강을 이유로 다음달로 미뤘다. 갤럭시 폴드와 직접 경쟁하는 화웨이의 5G 폴더블폰 '메이트X'는 7월 출시 예정이고,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은 퀄컴과의 특허소송을 끝내고 빨라야 내년경에나 5G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로 전송되는 초고해상도 영상을 100% 구현하려면 단말기 화면을 키우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아직 5G서비스나 콘텐츠가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200만원대의 갤럭시 폴드는 '니치'제품에 그친다"면서 "폴더블폰 상용화에서 후발주자와의 시간격차를 크게 벌려 확실한 선두를 다지려던 삼성의 전략은 차질이 예상되지만, 통신시장이나 삼성의 단말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갤럭시 폴드의 결함 원인이 일부 부품 문제로 결론 날 경우, 한 달 정도면 문제를 해소하고 5월말 또는 6월초에 정식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차례 출시를 연기한 LG V50 씽큐와 비슷한 시기이고, 화웨이 폴더블폰 보다는 최소 한 달 가량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당초 삼성전자가 계획했던 5G·폴더블폰의 초격차 전략도 차질없이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갤럭시 폴드 판매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은 커졌다. 삼성은 그동안 갤럭시 폴드의 국내 출시일정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왔다. 당초 미국은 26일, 유럽은 5월 3일 출시일정을 잡은 만큼, 국내에서는 5월 중순경에나 갤럭시 폴드 구매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통신 3사도 이같은 일정에 맞춰 망 테스트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갤럭시 폴드가 250만원대의 고가이고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반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를 써보고 싶어 하는 얼리어댑터나 영상·게임·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대화면을 필요로 하는 일부 이용자들이 초기 수요층을 이룰 것으로 본다"면서 "예상 판매량은 기대치 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갤럭시 폴드 수요를 이끌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5G 기반의 동영상·VR·AR을 꼽고 있다. 실제 5G의 초고속·저지연 특성에 힘입어 4K 초고선명(UHD) 영상이 대중화되고 있고, 조만간 8K 시장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2일 미국에서 진행한 갤럭시 폴드 예약판매에서 하루만에 1만대 예약이 끝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삼성이 시장반응을 보기 위해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폴더블폰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통신사들이 LTE 수준의 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5G 가입자가 순조롭게 늘고 있어 갤럭시 폴드가 초반,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고객들이 보여준 반응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시장에서도 폴더블폰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게 한다"면서 "삼성이 출시 연기를 통해 안정성을 높이면 계획보다 약간 늦더라도 경쟁자 보다는 앞선다는 점에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의 한 전문가는 "완결성이 부족한 제품을 출시해 문제를 키우는 것보다 삼성이 적절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하반기에 전략폰중에 하나인 '갤럭시노트10 5G'가 출시될 경우, 5G 폰 시장에서 또 다른 반향이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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