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주 아파트 웃돈만 5억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에 몰려
결국 다주택자들 배 불리는 꼴
'줍줍' 신조어까지 생기며 과열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이달 서울 내 신축단지의 프리미엄이 수억원씩 오르면서 서울 내 새 아파트를 노리는 현금부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23주 연속 하락하는 와중에도 입주단지들은 분양가보다 5억원 이상 올랐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용산롯데캐슬센터포레의 전용 84㎡의 분양권 시세는 13억5000만~14억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평형의 직전 실거래가는 지난해 7월 거래된 12억4700만원으로 올해 들어서 분양권 시세가 소폭 더 뛴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59㎡의 분양권 시세는 11억5000만~12억원이다. 해당 평형의 분양권 시세 역시 분양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2017년 8월 2층 매물이 5억871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59㎡는 2018년 1월 8억3000만원(15층), 2018년 2월 7억6000만원(15층), 2018년 9월 11억5000만원(13층) 등 꾸준히 몸값이 상승했다.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1년 사이의 분양권 시세만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단 지난해 기준으로 올해는 아직 거래가 없다. 지난해에는 총 12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16년 11월 분양당시만 해도 전용 59㎡A·B·C 타입이 5억940만~5억7630만원, 전용 84㎡A·B·C 타입이 7억1230만~7억9920만원에 분양됐다. 하지만 2년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웃돈만 5억~6억원 가까이 뛰었다.
반면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프리미엄은 뚝 떨어진다.
같은달 입주하는 수원 팔달구 인계동 한양수자인은 500만~4000만원 가량, 용인시 신흥덕롯데캐슬레이시티는 1000만~1억원 가량 분양 이후 프리미엄이 붙어 서울 내 신축단지와는 온도차를 보였다.
1년에 수 억원씩 수익이 나다보니 서울 신축 아파트를 사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이나 미계약·부적격 당첨자들의 물량은 자금여력만 되면 조건없이 분양받을 수 있어 '줍줍' 경쟁이 더 치열하다.
'줍줍'은 '줍고 줍는다'의 약자로, 분양 미계약분 물량을 다주택자가 줍는다는 뜻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활발하게 쓰이는 용어다.
실제 이달 서울에서 처음으로 무순위 사전접수를 받은 청량리 한양수자인192는 사전접수에만 1만4373명이 몰렸다. 일반분양물량은 1120가구 규모로 이보다 10배나 더 많은 수요가 몰린 것이다.
지난 17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정당계약 후 남은 미계약분 174가구 모집에 5835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로 환산하면 33.53대 1이다. 이 단지는 분양당시만 하더라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11.14대 1 수준이었으나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도 분양받을 수 있는 추가모집에서는 이보다 3배 가량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는데다 주택 보유 및 세대주 여부도 무관하다. 또 당첨자 기록도 남지 않아서 청약통장이 있다면 나중에 1순위 청약을 넣어도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갖춘 투자자들에게는 그 어떤 투자상품보다 서울 신축 단지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것이 시간대비 수익률이 좋기 때문에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세금 등 기타비용을 빼더라도 수천, 수억원씩 차액이 남는데다, 무순위 청약으로 청약통장 사용 기회도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일단 넣어서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라는 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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