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회장 내정 황철규 고검장
"국제 법조계서 한국위상 높일 것"
"3년간의 임기 중에 한 차례 총회를 아시아 국가에 열도록 추진할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고위급 회의나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우리나라가 국제 법조계의 한 허브가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국제검사협회(IAP) 역대 첫 아시아계 회장으로 내정된 황철규 부산 고검장(사진)은 23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국제 법조계에 한국과 아시아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IAP 세계 180여개국을 회원사로 한 국제 검사들의 유일한 단체다. 1995년 출범해 지난 24년간 회장은 호주와 유럽 각국의 총장 등 고위급 검사들이 맡았다.
황 고검장은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연례총회에서 IAP 회장에 취임한다.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황 고검장은 IAP에 대해 "각국에 강제할 권한은 없지만, 다양한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유럽에 숨겨 둔 재산은 국제공조로 찾을 수 있는데, IAP를 통한다면 수사공조를 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IAP의 역할은 출범 당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특별협의 지위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과 협력하는 국제기구다.
황 고검장은 IAP를 통한 국제 수사공조가 시급한 분야로 테러와 인신매매, 마약, 사이버 범죄 등을 꼽았다.
황 고검장은 국제수사 공조를 위해서는 IAP의 역할과 기능 강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2011년 이후 중단된 세계 검찰총장 회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검찰총장 회의를 활성화하겠다"며 "검찰총장 등 각국의 검찰 수장이 모여 '원 포인트'로 국제범죄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소위 '고위급 라인'을 통한 실질적인 수사공조가 사안에 따라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고검장은 "2017년 덴마크로 도주한 정유라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과정에서도 IAP 집행위원인 덴마크 대검찰청 차장의 도움이 많았다"며 "외교를 통한 범죄인 인도 과정에서도 이런 고위급 라인을 통해 국제 수사공조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실무급 라인'을 통한 직접적인고 신속한 국제 수사공조는 이제는 어느 사안이든 상시 실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황 고검장은 2010년 대검찰청 국제협력단 단장, 세계검찰총장회의 준비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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