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사할린·시카고 등 운휴
구조조정 통한 인력감축 불가피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수혈받은 1조6000억원 자금으로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자금 수혈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은 자구안에서 약속한 돈 안 되는 노선을 정리하며 새 주인을 맞기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
하지만 단기간 내 강도 높은 자구안을 추진하는 만큼 구조조정 현실화 시 '칼바람'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 채권단이 마련한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모두 1조6000억원의 자금지원 방안 이행에 필요한 이사회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지원한 자금은 애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청한 50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그만큼 채권단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통해 매각을 앞당기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채권단의 신속한 자금지원 결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금호산업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채권단 지원 직후 비수익 노선 일부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올해 9월 인천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와 사할린 노선에 이어 10월 말 미국 시카고 노선 등 3개 비수익 노선에 대해 운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노선은 이미 저조한 탑승률로 정리 대상 1순위로 꼽히던 노선들이다. 작년 기준 인천에서 출발하는 사할린 노선의 탑승률은 56.8%에 불과하다. 비행기를 띄우면 좌석 절반가량을 비워둔 채 운항하는 셈이다. 하바로프스크 노선의 경우 63.9%를 기록 중이다.
이 외에도 인천에서 출발하는 중국 옌청(鹽城) 노선은 물론, 지방공항인 청주∼베이징 노선, 김해∼베이징, 김해∼선양(瀋陽), 김해∼항저우(杭州) 등 노선 탑승률은 70%를 넘지 않는 노선들 역시 정리대상 후보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2020년 이후 노선 구조개선 계획은 매각주간사와 채권단과 긴밀한 협조로 신중히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아시아나항공의 안정적 경영환경 구축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한다"며 "항공안전과 국민편익을 책임지는 국적항공사로서의 소임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수익 노선 정리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측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세운 조직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 그만큼 인력 감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달 초 사내게시판을 통해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양혁기자 mj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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