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업계 빅3 영업익 곤두박질
가맹점 분쟁·갑질 등 고객 외면
시장 포화에 가격 인상도 한몫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교촌에프앤비와 bhc, 제너시스BBQ 등 빅3 업체가 지난해 이슈의 중심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치킨업계 빅3의 지난해 영업이익(개별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한 987억원에 머물렀다. 제너시스BBQ가 10.8% 감소했고 가맹점과 기름값 폭리 등의 분쟁을 겪은 bhc도 6.5% 줄었다.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 역시 권원강 회장의 친인척 갑질 사건에 연루되며 영업이익이 4.8% 뒷걸음질쳤다.
매출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3사의 매출 합은 전년 대비 0.9% 늘어난 798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을 고려하면 매출이 줄어든 것이나 다름없다.
급격히 불어나던 매장 역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최근 2년간(2016~2017년) 258개 매장을 늘렸던 bhc는 지난해엔 신규 매장을 거의 확보하지 못했고 같은 기간 274개 매장을 확보했던 BBQ도 지난해엔 확장 속도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원래부터 경쟁이 심했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실적 부진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인 '공정'을 의심케 하는 논란들이 내부에서 연이어 터지며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소규모 브랜드들이 지역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있는 업계"라며 "배달앱의 등장으로 간편하게 브랜드를 비교할 수 있게 되며 상대적으로 대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리며 심리적 저항이 커진 것도 이유다. BBQ는 지난해 주요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고 교촌치킨은 일부 매장이 자율적으로 받던 배달비 2000원을 공식화했다.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는 평가다.
bhc 역시 곧바로 배달비 대열에 합류했다. 인상된 가격에 배달비까지 적용할 경우 1마리 2만원을 웃돌게 되면서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맹점 지원 등 상생안을 많이 내놓으면서 이익이 뒷걸음질친 것"이라며 "어느 정도 프랜차이즈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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