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소주값 6.45% 인상
맥주 매출↓… 손실 메우기 지적
"가격 인상요인 누적… 최소 반영"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사진) 가격을 6.45% 인상한다. 원가 인상이 이유라는 입장이지만 점유율에서 밀리는 맥주는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점유율에서 밀리는 맥주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시장 1위인 소주 가격을 올려 손해를 메우는 전략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를 병 당 1015.70원에서 6.45%(65.5원) 오른 1081.2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올린 것은 지난 2015년 11월 이후 3년 5개월만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가 인상이 '1위의 여유'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맥주는 가격을 올리지 않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는 소주만 가격을 올린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는 오는 5월부터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호주산 청정맥아를 사용한 프리미엄 맥주 '테라'를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355㎖ 캔 1238.95원, 500㎖ 병 1146.66원으로 정했다. 이는 기존 하이트진로와 같은 수준이다. 더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병 디자인도 새로 했음에도 가격은 기존 맥주 수준으로 맞추면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하이트진로 측은 테라 출시 당시 "주질과 공법, 패키지 모두 심혈을 기울여 기존 레귤러 라거보다 원가 상승 요인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부문에서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0억원 가까이 감소한 7139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소주 부문의 이익은 1179억원에 달했다. 맥주 가격을 고정하면서 받은 손해를 소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의 경우 3년여 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이라며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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