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을 일으킨 반북단체 '자유조선' 회원으로 알려진 미 해병대 출신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에 대해 미국 법원은 23일(현지시간) 보석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 법정에서 진행된 공개심리에서 변호인은 안이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커뮤니티에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왔다며 피고인의 보석을 허용해 가택연금 상태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란색 수의를 입고 나온 크리스토퍼 안은 직접 발언하지 않고 변호인인 켈리 스틸 변호사를 통해 주장을 폈다. 그러나 심리를 맡은 진 P.로젠블루스 판사는 변호인과 검찰 주장을 청취한 뒤 "현 상황에선 피고인에게 보석을 허용해야 할 만한 특별한 정황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범죄의 중대성과 심각성, 국제적인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방면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보석 불허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스틸 변호사는 신변 위협을 이유로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로젠블루스 판사는 이에 대해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미국시민인 피고인이 공정하게 인도절차에 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변호인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안은 지난 18일 수사당국이 홍 창의 LA 아파트를 급습할 때 붙잡혔다고 검찰은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크리스토퍼 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페인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사진도 공개됐다. 홍 창은 지난 2월 22일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문을 두드린 뒤 특정 직원에게 얘기하고 내부로 들어갔으며 안을 포함해 일행 6명이 뒤따라 들어갔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크리스토퍼 안은 당분간 연방 구금시설에 구속된 상태에서 FBI 등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3차 공판은 7월 18일로 잡혔다. 이날 법정에는 크리스토퍼 안의 가족·친지로 보이는 30여 명이 나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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