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멈췄는데… ‘패스트트랙’에 갇힌 국회

김미경기자 ┗ 나경원 바람에 상승기류 타는 민주당…민주당 42.3% vs 한국당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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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멈췄는데… ‘패스트트랙’에 갇힌 국회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19-04-25 18:09

한국당, 정개특위·사개특위 저지
채이배 바른미래 의원까지 감금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신임 간사 채이배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 감금된 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채 의원은 오후 3시 30분쯤 감금에서 벗어났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이장우, 정태옥 의원이 25일 저녁 국회 의안과 앞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제출하려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등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선거제도 개혁안·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저지하겠다는 자유한국당 앞에서는 국회선진화법도 무용지물이었다.

한국당은 25일 60여 명의 의원들을 동원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개최를 막겠다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과 특별위원회 회의실 등을 모두 점거하고 봉쇄했다. 여야 4당이 이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 각각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한국당은 또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반대의사를 밝힌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을 대신해 투입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 장시간 감금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전날인 24일에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는 사보임 요청서를 제출하려고 하자 문희상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사보임 요청을 거부하도록 압박하는 등 단체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문 의장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결국 김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사보임 요청서를 접수하고 문 의장이 병원에서 이를 승인하자 한국당은 발 빠르게 움직여 회의장을 봉쇄하고 채 의원을 감금했다. 당직자들과 국회 보좌진까지 총동원해 국회 의안과도 점거했다. 이들은 여야 4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제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임무를 받았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날 늦게 공수처법에 합의해 법안을 제출하려 하자 한국당은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저지했다. 대치상황이 지속되자 국회가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한국당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지만 한국당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권미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회선진화법이 한국당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면서 "국회 존립과 품위 차원에서 한국당의 점거 사태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행동은)범죄 행위"라며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 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퇴실을 요청했다. 감금됐던 채 의원은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채 의원은 의원실 창문 틈으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한국당 의원 10~11명이 문을 열지 못하도록 소파로 문을 막고 있다"고 상황을 전한 뒤 "창문을 뜯어서라도 나갈 수 있도록 경찰과 소방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갇혀 있던 채 의원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풀려났다.

하지만 한국당은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더 물러설 수 없다. 마지막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국회법 제166조를 보면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 손괴 등 폭력 행위를 하거나, 의원의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 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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