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낙찰 61건… 낙찰가율 82.7%
급매물 소진… 80% 저지선 위협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2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자 부동산 경매 시장 투자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8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하락했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분위기가 계속해서 곤두박질치고 있어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는 모두 61건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82.7%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4월 82.9%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줄곧 100%대 낙찰가율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는 작년 9·13 대책이 발표된 9월 107.28%로 고점을 찍은 뒤 주춤해졌다. 올 들어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낙찰가율은 100%를 밑돌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며 매매가 하락폭이 줄었던 지난 3월에도 낙폭을 이어가면서 80% 저지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에서 낙찰된 감정가 10억원 이상 고급 아파트는 34건으로 이 중 20.6%인 7건만이 유찰 없이 낙찰됐는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2018년 1월부터 4월 24일까지 낙찰된 서울 고급 아파트는 33건으로 이 중 유찰 없이 한 번에 낙찰된 건수는 45.5%인 15건이었다.
작년과 달리 1차에서 유찰된 뒤 10명에서 최고 20명 이상의 투자자가 몰리는 인기 고급 아파트의 경우에도 모두 감정가에 못 미치거나 감정가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낙찰됐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는 올 들어 1월과 3월 2번의 경매과정에서 1차로 유찰된 뒤 10명이 응찰했으나 감정가 23억원과 별 차이가 안 나는 23억900만원에 낙찰됐다.
잠실 엘·리·트(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중 한 곳인 잠실 트리지움은 지난 22일 31명이 응찰했으나 감정가 14억7000만원과 불과 200만원도 차이가 안 나는 14억7168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장근석 지지옥션 데이터센터 팀장은 "전반적으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경우 1회차에는 물건에 상관없이 무조건 유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규제, 공시가 인상, 전세가 하락 등 경매시장을 둘러싼 시장여건이 나아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분간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서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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