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성장 없는 분배`의 末路

메뉴열기 검색열기

[전삼현 칼럼] `성장 없는 분배`의 末路

   
입력 2019-04-29 18:05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년 전보다는 0.4%, 3개월 전보다는 0.1% 포인트 하락한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중국은 예상보다 각각 0.9%와 0.1% 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부요인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한은 총재는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그 원인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으로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 정부투자보다는 민간투자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오히려 반대의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약 7조원의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지자체들도 이에 편승해서 12조원을 추경할 것이라고 한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공히 정부투자를 확대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묻지마식 분배정책'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결론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분배(복지)일변도의 경제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성장과 복지(분배)는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도껏이어야 함은 분명한 진리이다. 역사적으로도 과도한 분배는 결국 '인기 영합주의'(포퓰리즘)라는 오명을 쓰고 항상 심판을 받아왔다.
그리스나 아르헨티나의 인기영합주의 정책의 실패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1990년대 초반 금융위기를 겪었으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비용을 1995년 32.0%에서 2007년에는 27.3%까지 낮추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했던 스웨덴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분배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솔직한 이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의 국가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묻지마식' 예산증가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약 70조원의 예산이 증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책당국의 보고자료에 따르면 내년까지 약 100조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총 예산이 60조원 정도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현 정부가 과도하게 분배정책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작 큰 문제는 '성장없는 분배'의 책임이 다음 세대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인 1700조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7조원 정도 증가한 것이다. 다음 세대들에게 전가되는 국가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개인적인 세 부담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2월의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감소한 반면 소득세는 오히려 6000억원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즉, 국가재정에 대한 개인 소득세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향후 경제 저성장 때문에 "자원 배분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사회정치적으로 증폭되면서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지금의 분배 중심의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향후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스웨덴 정부가 보여주었던 사례를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주의 깊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와 동시에 국민들이 묻지마 식 분배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믿음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국민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국가예산 증가를 통한 분배의 확대가 곧 부메랑이 된다는 사실 정도는 이미 모든 국민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