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푸드 테라피] 나른한 봄 보양식 `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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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푸드 테라피] 나른한 봄 보양식 `멍게`

   
입력 2019-04-30 17:53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벌써부터 나른하고 입맛이 떨어지는 등 일종의 봄을 타는 증상들로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고민하게 되는 계절이다. 이럴때 추천하고 싶은 식품 중에 하나가 멍게다.


멍게의 독특한 향과 알싸한 맛은 나른한 봄철에 원기를 회복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멍게를 영양적으로 살펴보면 비타민은 많지 않지만 인체에 유용한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다. 우선 풍부한 단백질과 피로 해소에 직방인 타우린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멍게에서 주목할 성분은 인체의 필수 요소인 바나듐이라는 물질이다. 물론 미량이기는 하지만 이 특유의 성분은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특히 바나듐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의 흐름을 좋게 하고 심혈기관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멍게의 지방산 중에는 심장질환과 뇌질환 예방에 좋은 EPA가 풍부하다. 그런가 하면 일본 과학자들에 따르면 멍게에 들어 있는 지방질인 프라스마로겐이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멍게 껍질에서 추출한 콘드로이틴 황산이란 성분은 동물실험에서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붉은색의 단단한 몸에는 원추형의 돌기가 많이 나와 있어서 멍게는 일명 '바다의 파인애플'이라고도 한다. 멍게 특유의 맛을 높이는 성분은 전체 성분 가운데 12%가량 차지하는 글리코겐이다. 수온이 낮은 겨울 보다도 높을 때에 그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평소 멍게를 좋아하던 분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멍게를 식탁에서 즐길만 하다.



멍게는 입과 코를 휘감는 특유 향이 영양 못지않게 좋다. 이는 신티올이라는 휘발성 알코올 때문이다. 이 성분은 숙취 해소에도 도움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다. 유럽에서는 멍게의 난자·정자가 사람 것과 비슷하다는 것에서 출발해, 불임인 남성의 정자에 단백질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불임 치료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멍게가 전국적으로 우리네 식탁에서 확산된 것은 1950년대 이후부터다. 예전에는 양식법이 개발되지 않아 해녀나 잠수부의 채집에만 의존하던 귀한 해산물이었지만, 이후 양식법이 성행하면서 쉽게 멍게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멍게는 입수공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몸통을 거쳐 출수공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플랑크톤과 산소 등을 걸러서 섭취하다 보니 섭취할 때 이왕이면 보다 청청한 지역에서 양식된 신선한 멍게를 먹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자연산 멍게와 양식 멍게를 구별하려면 멍게 뿌리 부분과 크기를 보면 된다. 자연산 멍게는 암반에 부착해서 자라므로 뿌리 부분이 다소 지저분하고 크기가 들쭉날쭉한 데 비해 양식 멍게는 물속에 드리워진 줄에 매달려 자라기에 뿌리 부분이 깨끗하고 크기도 일정하다. 자연산이든 양식이든 물속에서 관찰하는 멍게와 물 밖으로 잡혀 나온 멍게는 외형상 큰 차이가 있다. 물속에서는 모양새가 꽃잎을 활짝 열고 있는 모양으로 보이지만, 물 밖으로 잡혀 나오면 몸을 단단하게 수축해 버린다

한편 멍게의 어원을 살펴보면 다소 흥미롭다. 정지용 시인은 한 산문에서 멍게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면서 멍게의 어원에 대한 단서를 내비치기도 하였다. "생선 파는 장수가 이름도 모르고 파는 생선이 있다. 멍기라는 것이 있다. 우멍거지라고도 하고 우름송이라고도 한다." 과거 멍게는 생선 장수조차 이름을 모를 정도로 하찮은 해산물이었던 모양이다. 원래 멍게는 우렁쉥이의 경상도 사투리였지만 표준어인 우렁쉥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되자 표준어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멍게의 어원을 해학적으로 풀이해 놓은 말도 있는데 '우멍거지'가 그것이다. 우멍거지는 포피가 덮여 있는 포경 상태의 남자 성기를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이다.

투박한 껍질 속에 들어있는 멍게는 얼핏 보면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여길수 있겠지만 최근 나온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이 또한 아닌 듯하다. 멍게 껍질에서 인체의 연골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황산 콘드로이친 성분이 추출되어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도 응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싱싱한 멍게는 껍질의 붉은 색깔이 선명하고 단단한 것이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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