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 실장에 이어 또다시 서울 강남지역을 언급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7일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도시가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는 지역이 부족해 보인다"는 질문에 웃으면서 "강남이 좋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저는 국민들이 어느 지역에 살고 싶다 할 때는 원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도권뿐만 아니라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 지향과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지역의 주택을 사야 주거만족도가 높은 나라가 아니라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만족도를 높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국토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전국을 주거만족도가 높게 만들겠다는 정부의 역할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고위공직자가 공개적으로 "강남이 좋으냐", "특정지역에 살고 싶다 할때는 원하는 바가 있다"는 등 특정 지역을 꼬집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과연 적절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은 작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 실장에 이은 문재인 정부 고위급 인사의 특정 지역에 대한 언급이다. 장 실장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강남 살아서 하는 말인데, 굳이 모든 국민이 강남 살 이유는 없다'는 발언을 했고, 이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따끔한 경고도 받았다.
이후 1년도 안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성 발언이 나온 것이다. 최근 들쭉날쭉한 공시가격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서울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 지역을 타깃 삼아 공시가격 조정에 나서 형평성 논란이 커진데 이어, 이번 발언까지 겹치면서 강남지역 여론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을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로 갈라 싸움 붙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정제되고 일관된 메시지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큰 논란이 예상된다"면서 "국민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