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 단행한 르노그룹
첫 행선지로 부산공장 지목
노사문제·수익성 개선 초점
신차 배정 등 판가름 날 듯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지난 4월부로 새 둥지를 튼 르노그룹의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AMI태평양)지역 본부 수장이 조직개편 후 첫 행선지로 한국을 택했다. 르노 그룹 내부에서 르노삼성의 대외 입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조직개편 당시에도 드러났듯 현재 교착상태에 놓인 르노삼성 노사 문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이미 '수익성'을 콕 집어 언급했던 만큼 늦어버린 임금과 단체협상 매듭과 일감 절벽이라는 가뭄을 해소할 신차 XM3 생산을 두고 골몰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직개편 후 지역 본부 수장의 첫 행선지는 르노삼성=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 AMI태평양지역 본부 회장은 본부 개편 이후 첫 행선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르노삼성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은 지난 4월 1일부로 현재 속한 AMI태평양지역 본부 소속이 됐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르노 본사의 방침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조직개편으로 르노삼성은 그동안 부산공장 수출 절반을 담당해왔던 북미를 놓쳤지만, 아프리카, 중동, 인도라는 3개의 거대 대륙 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얻었다. 3개 대륙은 100개 이상 국가를 포함하며, 세계 인구 약 56%인 43억명이 거주한다. 이들 시장에서 팔린 신차만 약 1200만대에 달한다.
캄볼리브 회장이 첫 행선지로 한국을 지목한 점은 그만큼 르노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그는 본부 소속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역 본부에 속한 주요 제조선진국과 수출국가 소개에서 한국을 시작하며 언급했다. 르노삼성은 AMI태평양 지역 본부 내 주요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곳이다.
◇핵심기지서 '골칫덩어리'로…복잡해진 셈법=이번에 방한하는 캄볼리브 회장은 기존 아프리카·중동·인도지역 수장을 맡고 있다 태평양지역까지 떠안으며 르노삼성을 담당하게 됐다. 이번 방한이 내부에서 대외적인 르노삼성의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캄볼리브 회장 입장에선 '골칫덩어리'다.
르노그룹에서 한국이 전략적 수출 시장임과 동시에 주요 판매처라는 사실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르노 그룹에서 선보인 D세그먼트 승용차 SM6(해외명 탈리스만)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QM6(해외명 꼴레오스)는 작년 세계 판매량 중 한국에서만 각각 52%, 33%가 팔렸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얼라이언스 관계에 있는 일본 닛산 주요 차종인 SUV 로그를 50만대 이상 생산해왔다. 작년 기준 르노삼성이 수출한 전체 차량(13만7193대)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78.17%(10만7245대)에 달한다. 이들 차종은 북미로 모두 건너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실적에 힘을 보탰다.
르노그룹 내 '우등생'과 같았던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작년부터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작년 6월부터 진행한 임단협을 좀처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2015∼2017년 3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해왔던 과거 사업장과는 전혀 딴판이다.
결국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2월 1일 르노삼성 임직원에 영상 메시지로 "부산공장 파업이 계속되면 (후속 차량의 배정) 논의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 직접 부산공장을 이런 방침을 다시 한번 전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당시 모조스 부회장이 제시했던 데드라인은 3월 8일이었지만, 벌써 5월이 접어들어 시기를 한참 지났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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