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BTS, 이미 기적이 된 뮤지션

메뉴열기 검색열기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BTS, 이미 기적이 된 뮤지션

   
입력 2019-05-07 17:57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가 시작됐다. 출발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 공연이었다. 로즈볼 스타디움은 미국 미식축구 결승전이 열리는 초대형 경기장으로 수용인원이 9만 명에 달한다. 이번엔 안전과 무대장치 때문에 관람객이 6만 명으로 제한됐다. 6만 명도 우리나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수용인원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치다.


스타디움 투어는 팝슈퍼스타의 상징이다. 오직 세계적 슈퍼스타 뮤지션만이 각국의 스타디움을 채운다. 방탄소년단도 과거에 '장차 스타디움 투어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꿈이 현실화했다. 로즈볼 공연을 한 번 성공시키는 것도 어려운데 이번에 매진되고도 추가수요가 많아 1회 공연이 추가됐다. 도합 12만 명을 동원한 것이다.
뒤이어 시카고, 뉴저지, 브라질 상파울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와 시즈오카 등 8개 도시에서 16회에 이르는 스타디움 공연을 소화하게 된다. 영국 런던의 공연장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거대 군중이 운집한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펼쳐진 바로 그 웸블리 스타디움이다. 이번 투어로 미국과 유럽의 최대 스타디움에 한국 그룹이 서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현상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다. 세계 팬들의 열기를 처음엔 과소평가했다. 그래서 공연 횟수를 적게 잡았다가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횟수를 추가했다. 추가 공연도 바로 매진됐다.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서양인들이 많다. 방탄소년단 공연 표 구입에 성공한 것 자체가 자랑거리가 될 정도다. 이 정도 열기라면 다음 투어는 더 대규모로 펼쳐질 것이다.

음반시장 몰락 이후 투어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뮤지션들은 바로 스타디움 투어로 엄청난 매출을 창출해낸다. 간혹 해외토픽을 통해 전해졌던 해외 팝스타의 대규모 수익이 이런 투어로 형성된 것이었다. 이제 방탄소년단이 그 엄청난 투어 수익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을 비틀스와 비교하는 서구매체의 평가도 계속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이 이달 15일에 미국 CBS 간판 토크쇼인 '레이트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출연하기로 했는데 녹화 장소가 에드 설리번 극장이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콜베어는 예고 영상에서 "에드 설리번 극장에 보이 밴드가 선다고 상상해보라. 엄청나고 유례없는 일"이라며 "물론 오래전 딱 한 번 있었다. 이름을 잊어버렸다. B로 시작하는 그룹이었던 것 같은데"라고 했다. 여기서 'B로 시작하는 그룹'이 바로 비틀스다. 방탄소년단이 비틀스 이래 최고 보이밴드라는 걸 상기시킨 것이다.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 영국 밴드들이 미국에서 인기를 끈 현상)을 이끈 비틀스가 미국에 처음 선보인 공연장이 바로 에드 설리번 극장이었다.

CNN도 "비틀스 이후로 이 같은 보이 밴드 팬덤을 본 적이 없다"고 했고, BBC는 "방탄소년단은 21세기 비틀스이자 글로벌 팝 센세이션"이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을 '21st-century Beatles'(21세기 비틀스)라고 일컫는 것이 서구매체의 관행이 되어가는 듯하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 'BTS Invasion'(비티에스 인베이전, 방탄소년단의 침공)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미 엄청난 팬덤이 구축됐지만 지금 현재도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SNL'에서 선보인 강력한 공연에 충격을 받고 '입덕'한 미국인들도 많고, 최근 빌보드 음악상 2관왕 등을 통해서도 인기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신곡에서 팬들을 향한 방탄소년단의 변치 않는 '팬심'을 노래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팬들이 더욱 결속력을 다지기 때문에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위상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방탄소년단이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새 역사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 때문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연 80만 명에 달하고, 소비재 수출은 11억 달러가 증가했다며 방탄소년단에 5조6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최소한의 분석이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 효과, 지금 열광하며 한국에 호의를 갖게 된 세계의 10~20대들이 장차 30~40대가 됐을 때 발생할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존재 자체가 기적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