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里仁爲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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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里仁爲美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19-05-09 17:56



머물 리, 어질 인, 될 위, 아름다움 미. 이인위미, '어짊에 머무는 것은 아름답다'는 의미다. 이(里)는 여기서 마을을 뜻하는 명사가 아니라 머물다라는 동사로 쓰였다. 위(爲)도 술어로서 '되다'라는 뜻이다. 논어(論語) 이인(里仁)편 1장에 나오는 말이다. 인(仁)은 논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사상이요 최고의 행위규범이다. 공자는 인간의 행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짊이라고 했다. 어질다는 것은 포용, 관용, 배려, 동정 같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다 담고 있는 행위다. 인은 곧 사랑이다.
이어지는 구절은 택불처인(擇不處仁) 언득지(焉得知)다. '어짊에 머무는 것을 택하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 할 것인가'라고 풀이한다. 인간은 사회를 이뤄 살아가는데 남을 대할 때 인으로 대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는 의미다. 이 구절을 이인편 1장에 배치함으로써 공동체가 유지 발전하려면 구성원간 서로 어짊으로 대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논어의 '인'은 맹자(孟子)의 4단(四端) '인의예지'(仁義禮智)에서 '인'으로 계승됐다. 맹자는 인간의 네 가지 바른 본성 중 인을 가장 앞세웠는데, 그것은 남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惻隱之心, 측은지심)으로부터 인간 도덕심이 출발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이란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공감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한편, 한자는 중의적(重義的) 문자여서 이(里)를 마을이나 고장으로 해석해 '인(仁)이 있는 고장은 아름다우니 인이 있는 고장을 찾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 할 수 있는가'로 풀이하기도 한다. 인이 있는 곳에 살아야 비로소 인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맹모삼천지교와 비슷한 뜻으로 인용되기도 한다. 큰 테두리로 보면 두 풀이가 다 같은 의미다. 그러나 앞의 풀이가 자연스럽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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