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4억` 1가구 모집에 5만명… `투기와의 전쟁`이 남긴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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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4억` 1가구 모집에 5만명… `투기와의 전쟁`이 남긴 슬픈 자화상

이상현 기자   ishsy@
입력 2019-05-15 14:31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4만7000대 1'


9억원에 가까운 분양가를 일시에 내야 하지만, 당첨만 되면 시세 차익만 4억원에 달는 청약 계약 취소분 아파트 1가구 모집에 5만명에 가까운 현금부자들이 몰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 계약 취소분 1가구 모집 결과 총 4만6931명이 접수했다.

해당 물량은 2년 전 분양가로 분양하는 계약 취소 물량으로 전용면적 97㎡평형을 총 8억8240만원에 공급한다. 하지만 주변 시세대비 저렴하는 입소문이 돌면서 수 만 명이 접수를 신청한 것이다.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까닭은 최근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2년 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억~4억원 정도 낮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마포구 아파트값은 평균 8억1131만원으로 이번 정부가 처음 들어섰던 2년 전(2017년 5월) 평균 가격 6억708만원 대비 2억423만원 상승했다. 1년 사이 1억원 넘게 상승했으며 한 달 평균 851만원씩 오른 셈이다.

주변 단지의 시세와 비교해봐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몰린 것이 당연할 정도다.

단지 바로 맞은편 마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17년 8억5800만~8억7200만원에 실거래되던 평형이었지만 올해 2월 들어서는 11억4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실거래됐다. 공덕 SK리더스뷰 97㎡평형보다 약 2억6000만원 가량 비싼 가격이다.


1999년 준공된 공덕삼성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84㎡평형이 2017년 6월 6억6000만~6억9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12억원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8월 입주 예정인 공덕SK리더스뷰보다 실거래가가 더 비싼데다, 2년 새 오른 가격면 5억원에 달한다. 단지 전체 규모는 651세대로 472세대 규모의 공덕SK리더스뷰와 비슷한 수준이다. 19세 이상 서울 거주자면 청약통장 없이도 접수 가능한 점도 경쟁률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한편, 청약통장 없이 현금만 있다면 새 아파트의 잔여물량을 공급받는 무순위 접수 역시 청약자격이 있는 1순위 접수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4일 29세대에 대한 무순위(사후접수)를 진행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총 6197건을 접수받았다. 평균 경쟁률이 213.7대 1로, 1순위 경쟁률(31.08대 1)을 크게 웃돌았다.

무순위 청약이 오히려 현금부자들의 투자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부랴부랴 이달 20일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를 대상으로 예비당첨자 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땜질식 처방'도 내놨다. 지난 2월 부적격 물량을 줄이고자 무순위 청약이 도입된지 불과 석 달 만이다.

한 예비 청약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발표한 6·19 부동산 대책부터 이 달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발표까지 14개의 크고작은 부동산 관련 정책을 쏟아냈지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건설사 홍보대행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수도권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는 30대 신혼부부도 "홍보대행업무를 하면서 단지의 입지나 상품성이 나쁘지 않은 곳이면 청약을 넣고 있지만 가점이 낮아 당첨이 쉽지 않다"며 "최근에는 분양가도 턱없이 높아져서 분양가를 감당하는 것조차 버겁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데다 분양가가 오르면서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환경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 선포 이후 집값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무주택 서민들의 '서울에서 내집마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분양됐던 공덕SK리더스뷰의 청약상담을 받고 있는 수요자들의 모습. 공덕SK리더스뷰는 지난 14일 실시된 계약취소분 1가구 모집에 4만6931명이 접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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