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언 못 지킨 한진 삼남매…공정위, 조원태 직권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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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언 못 지킨 한진 삼남매…공정위, 조원태 직권 지정

김양혁 기자   mj@
입력 2019-05-15 16:42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삼남매가 아버지 유언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데 이어 마감 시한까지 총수 지정을 하지 않으면서다. 공정위는 결국 삼남매 중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총수로 직권 지정했다. 한진가(家)가 조양호 회장이 겪었던 '형제의 난'에 이어 '남매의 난'에 시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15일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하며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한진이 동일인 변경신청서를 내야 했다"며 "지난 3일에 내부에서 의사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을 지정 못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관계인 중 조원태에게 지정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해 받았고 이를 근거로 공정위가 직권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가 매년 발표하는 대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을 위해서는 회사 측 자료 제출이 필요하지만, 한진그룹은 두 차례나 서류 제출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총수가 누구인지 내부 의사 합치가 안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고, 한진그룹이 마감 직전 서류를 제출했지만 총수 지정을 하지 않으면서 '불화설'은 기정사실화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만 지배하면 대한항공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한진가의 한진칼 지분은 28.8%로, 조양호 회장이 17.8%로 가장 많고, 조원태 회장(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이 비슷하게 나눠 가지고 있다.



여러 정황 상 삼남매 불화설을 예측할 수 있지만 수면 위로 대놓고 드러나지 않는 것은 현재 시달리는 '외풍'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지속해서 늘려 현재 14.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KCGI는 올 초 주주총회에서 여러 차례 경영권 개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조양호 회장의 삼남매는 사실상 아버지의 전철을 밟고 있다.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2세들도 선친인 그룹 창업자 조중훈 전 회장 별세 후 이른바 '형제의 난'을 치른 바 있다. 2002년 선친이 작고하면서 장남인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을, 차남 조남호·3남 조수호·4남 조정호 회장이 각각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 메리츠금융을 물려받았으나 유산분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집안싸움을 법정까지 끌고 갔다.

당시 차남과 4남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보면 "고인의 유언장이 조작됐다"는 조작설까지 제기되며 유언장 검인까지 진행하는 등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진가 2세들은 서로 간 왕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형제들은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장례식에서 재회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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