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신의 한수` 전기차 배터리서 다시 나오나…높아지는 기대감

박정일기자 ┗ ‘독한 혁신’ 전기차 배터리 생산 20배 늘리는 SK이노

메뉴열기 검색열기

최태원의 `신의 한수` 전기차 배터리서 다시 나오나…높아지는 기대감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19-05-15 15:10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반도체에 이은 또 한번의 '신의 한 수'가 될 지 주목된다. 최 회장이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만큼, 수년 내에 반도체에 필적할 만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계는 SK이노베이션이 15일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발표한 것과 관련, 최근 완성차 업계 전반의 배터리 부족 상황을 고려해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투자 공시에서 공장 위치나 생산규모 등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다. 공장 부지 선정을 두고 마무리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렇게 서둘러 투자 발표를 한 배경은, 완성차 업계에 생산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수주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공급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완성차 생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또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중국에서 신규 공장을 짓는 배경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6년 이후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LG화학과 삼성SDI 등이 현지 시장에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선(先) 수주, 후(後) 증설'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에 수주했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는 유럽·미국 브랜드들의 수요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대폭 줄였고, 오는 2021년부터는 보조금 정책을 폐지할 계획이다. 신차 개발부터 양산까지 2~3년 가량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증설은 2021년 이후 물량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폭스바겐과의 조인트벤처(JV) 업체로 SK이노베이션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한 계획인 만큼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라인 확보가 필수다.

특히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전기차 모듈을 개발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10년 간 전기차를 100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인 만큼 시장 수요가 어마어마하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삼성SDI, 중국 CATL 등과 함께 전략적 공급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만약 폭스바겐이 SK이노베이션을 JV 파트너로 선정할 경우 상당한 물량을 해당 JV로 몰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계 8~9위 권인 SK이노베이션은 단숨에 업계 톱 수준으로 도약한다.

SK이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1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2025년에는 10% 초·중반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완성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예상보다 더 빨리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장쑤성 창저우시 내 최첨단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중국 자동차업체와 해외 배터리업체 간 합작으로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약 30만㎡(약 9만 평) 부지에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인 7.5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해 2020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작년 3월 착공한 헝가리 1공장을 비롯해 지난 2월 헝가리 2공장, 그리고 지난 3월 기공식을 한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2022년에는 약 4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최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사업으로 새로운 의미의 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는 "앞으로 배터리 사업이 잘되면 50억 달러 투자와 6000명 채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최 회장이 직접 나서 폭스바겐과의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SK하이닉스 인수라는 신의 한 수로 SK그룹의 위상을 바꾼 최 회장인 만큼 배터리 사업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JV 추진으로 사업을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지난 4월19일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에 방문한 최태원 회장(가운데)과 윤예선 배터리 사업 대표(왼쪽 첫번째)가 김진영 배터리생산기술본부장(오른쪽)으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