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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나이키도 혁신위해 R&D 활용"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19-05-15 18:05

과학·공학자 850명 보유
기술개발~생산과정 지원


마일즈 업튼



재키 핀

캠브리지컨설턴트 국내사업 첫발

MS·삼성·인텔·로슈·나이키·필립스. 이들 글로벌 대표 기업은 최근 혁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자체 조직뿐 아니라 외부 R&D 전문기업을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편다. 전문인력 영입, 기술이전, 기업 M&A와 병행해 'R&D 아웃소싱'이란 특단의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60년 이상 업력을 보유한 영국 기업 캠브리지컨설턴트가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만난 마일즈 업튼 캠브리지컨설턴트 아태지역 대표는 "R&D 아웃소싱은 유럽·북미에서 이미 자리 잡은 산업"이라면서 "기술혁신과 융합이 급속도로 이뤄지다 보니 어떤 기업도 신기술 흐름을 자체적으로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850명의 과학자와 공학자를 보유하고 기업 기술개발 전략 수립부터 기초연구, 개발연구, 시제품 생산까지 R&D 전 과정을 지원한다. 기업 요구에 맞춰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결과물을 지식재산권(IP) 형태로 기업에 넘긴다. 한번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은 대부분 관계를 이어가고 연 400건에 이르는 프로젝트의 70%는 기존 고객이 주는 일이다. 세계적 가전기업 필립스는 30년 이상, 위성전화 기업인 이리듐은 15년 고객이다. 북미·유럽에 이은 세번째 시장인 일본에는 5년 전 진출해 히타치·아사히 등의 고객사를 보유했다.

기업들은 대개 기존 사업보다는 혁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R&D 아웃소싱을 이용한다.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신개념 DDS(약물전달장치), 스포츠웨어 전문기업인 나이키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개발을 위해 서비스를 의뢰하는 식이다. 국내에서도 삼성, LG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업튼 대표는 "기업 R&D 인력의 80~90%는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점진적 혁신에 투입되고 10% 정도만 장기관점의 혁신기술을 연구한다"면서 "우리는 10%가 하는 일에 투입돼 회사의 미래를 바꾸는 일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머신러닝·AI·합성생물·광학·로봇공학·수술혁신 등 요소기술 연구조직을 두고 확보한 기술을 프로젝트에 활용한다. 연 400건의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도 산업 경계를 넘어선 융합적 시각과 기술력을 다지는 자양분이다.

업튼 대표는 "한국은 작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고, 무엇보다 고객과의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장기적 비전을 갖고 사업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고객의 약 90%는 대기업"이라면서 "삼성·LG·SK 같은 한국 대기업도 글로벌 경쟁현장에서 외부 기술전문가 그룹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특히 제약, 의료기기, 디지털헬스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다. 19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뒀다. 약물전달 기능에 데이터 전송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DDS, 수술용로봇 등 의료기기,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디지털헬스 등 3가지 영역에 집중한다. 노바티스·로슈·GSK·바이에르 등 세계적 기업들과 호흡을 맞췄다.

재키 핀 캠브리지컨설턴트 디지털헬스부문 대표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소비자 대응경험이 풍부한 CDO(최고디지털책임자)를 경쟁적으로 영입해 디지털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의료기기 기업들도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 과정에서 디지털 혁신전략을 필수적으로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핀 대표는 "미 FDA(식품의약국)는 2016년 스콧 고틀리브 전 국장이 취임한 후 디지털혁신에 대한 시각을 실용적 관점으로 바꾸고 정책의 틀을 바꿨다"면서 "의료기기의 경우 허가받은 제품만 쓸 수 있고 사양을 바꾸는 게 불가능했다면 계속적인 기술진화를 받아들여 실험과 파일럿 적용을 반복하며 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허용한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기업들에 혁신을 권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한국도 의료분야를 규제 일변도로 볼 게 아니라 규제와 혁신을 투트랙으로 허용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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