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잠에서 깨어나는 인도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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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잠에서 깨어나는 인도를 보라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19-05-15 18:05

김광태 글로벌뉴스팀장


김광태 글로벌뉴스팀장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도 훨훨 날고 있는 나라가 있다. 12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이야기다. '인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온라인 소매업체 플립카트. 이 회사는 2007년 고작 40만 루피(약 670만 원)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몸집을 키워오다가 지난해 8월 월마트에 160억 달러(약 18조7000억 원)에 팔렸다. 포브스는 설립자 비니 반살의 자산을 무려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로 추산했다.


또다른 똘똘한 회사도 있다. 온라인결제 시스템업체 페이티엠과 인도 1위 모바일 결제서비스업체인 원97커뮤니케이션(원97). 이 두 기업을 창립한 비제이 세카르 샤르마 CEO도 인도의 엄청난 신흥거부가 됐다. 원97은 지난해 100억 달러(약11조7000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찰스 다나라즈 미국 템플대 경영대 교수가 내놓은 인도의 대변신 이유가 우리들의 관심을 끈다. 다나라즈 교수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가 활성화되면서 기업환경이 좋아졌다. 당분간 스타트업의 성공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는 나라 안팎에서 큰 이슈였다. 한국 사회 최대 과제중 하나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인도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협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기업하기 좋은 나라'란 무엇일까. '기업하기 좋은 나라' 지수라는 게 있다. 세계은행은 기업이 사업을 하기 위해 몇 번의 '공식적'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측정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이런 번거로운 절차가 적으면 적을수록 기업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어버렸다는 볼멘소리가 기업 현장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쏟아져 나온 임금구조 문제와 주52시간제의 도입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경제에 거센 한파를 가져왔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렬로 세계경제도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갈 길을 잃어버렸다.

이쯤에서 '경제 활화산' 인도로 시선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인도는 어떻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신했을까. 인도는 규제를 대폭 풀어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그 결과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인도의 규제해소 정책은 B2B스타트업 수에서도 그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인도 경제매체 라이브민트에 따르면, 특히 3D 프린팅, 블록체인, 로봇공학,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관련된 B2B 스타트업 수가 800개 이상을 차지하는 등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B2B 스타트업 수는 3200개로 4년 전(800개) 보다 4배 더 늘었고, 시장 가치는 7억9700만 달러(약 9340억 원)에서 37억 달러(약 4조336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자고나면 없던 규제도 생겨난다. 인도에 비하면 스타트업들이 살아남기 너무 힘든 구조다. 규제로 인해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운송 스타트업이 이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풀러스', 승합차 공유서비스 '타다', '차차밴' 등은 드높은 규제의 벽에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형태라면 앞으로도 국내에서 '혁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스타트업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이들 신종 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새 규제를 만들어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피해가 발생할 것을 미리 가정하고 관련 규제부터 만든다는 것이야말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와 배치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중소기업 1618곳이 현 정부 규제개선 정도가 이전 정부에 비해 '변화없음'이라고 50.4%나 응답했다.

화제의 책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쓴 대런 애스모글루 미국 MIT 교수는 "차량공유 서비스와 같은 혁신을 규제한다면 신산업은 결코 생겨날 수 없다"며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혁신을 막는 규제는 없는지, 성장의 걸림돌을 가로막는 모든 규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재검토하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의 출발점이다.

김광태 글로벌뉴스팀장 kt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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