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비핵화 門 다시 열릴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905/2019051602102269660001[1].jpg?var=4206 "[논설실의 서가] 비핵화 門 다시 열릴까?")
'북한, 생존의 길을 찾아서'는 1989년 사회주의체제의 실질적 종말 이후 북한이 고립적 상황에서 1994년 10월 제네바합의로 핵개발이 억지됐던 시기의 대북 협상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북한이 2002년 제네바합의를 파기하고 2006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무장을 완성한 시기와 비교해 그 5여년의 시기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핵개발 의지를 자제하던 때였다. 저자는 그 5년 동안이 비핵화(핵개발 포기)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회고한다.
저자는 37년간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한 직업 외교관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을 거쳐 한·미안보협력대사, 외교부 대변인, 주말레이시아 대사, 국립외교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자는 "자료를 짬짬이 수집하고 기억을 더듬는 동안 당시 놓쳐버린 기회가 드러나 보일 때마다 아쉬움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북한이 제네바합의에 이르게 된 데는 두 가지 요소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첫째, 탈냉전 시기를 맞아 생존이 위협받는 시기에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추구한 북한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후 북한은 1993년 3월 NPT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벼랑 끝 전술을 구사했다. 그것이 먹힌 것이다. 둘째, 북한의 NPT 탈퇴 후 중국은 북한을 감싸지 않을 수 없었으며 핵확산을 방치할 수 없었던 미국은 미·북·중 3국의 '전략적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미·중 관계의 상호작용이 북한의 생존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준 것이다. 체제붕괴와 흡수통일의 위기에 몰렸던 북한은 이렇게 하여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반세기 전 북한에 생존의 기회를 주었던 핵개발이 지금은 생존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며 핵 포기를 권고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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