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집단 지정, 글로벌 환경 걸맞게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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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집단 지정, 글로벌 환경 걸맞게 개선해야

   
입력 2019-05-15 18:05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 59개와 상호출자제한 등을 적용받는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34개 명단을 발표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소속 기업들은 공시 및 신고의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는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기업은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을 추가로 적용받는다. 편법을 이용한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그로 인한 경제력 집중을 막고 투명 경영을 유도한다는 이 제도의 목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취지가 무색하게 59개 명단 내에서도 경제력 집중은 더 심화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상위 5개 집단이 기업집단 전체 자산의 54.0%, 매출액의 57.1%, 당기순이익의 72.2%를 차지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모두 증가한 것이다.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준법 및 투명 경영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맞춰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몇몇 국가만 제외하면 한국만 갖고 있는 강력한 사전 규제제도다.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나라도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기본적으로 출자는 주주와 경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 정부가 일일이 규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자율을 잃으면 의욕을 잃게 되고 기업가정신을 기대할 수 없다.
지난해 국내 10대 기업 매출의 3분의 2는 해외에서 올렸다. 국경이 사라지는 글로벌 경쟁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기업에 사전 규제의 족쇄를 채우면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 기업의 해외 투자와 이전이 최근 급증하는 이유도 이런 규제 때문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제도가 실은 성장한 기업, 성공한 기업, 경쟁력 있는 기업이 뻗어나가지 못하도록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환경에 걸맞게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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