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차등의결권주` 득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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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차등의결권주` 득실 논란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19-05-16 18:04

"경영권 유지 자금조달에 용이"
이달 국회서 법안처리에 속도
"비용부담 과도 성장 저해요인"
거래소는 신중하게 설계 방침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정부가 도입 의지를 드러낸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차등의결권' 도입 논의에 추진 동력을 찾으면서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차등의결권은 주주 동의를 얻어 1주에 2개 이상~10개 이하 차등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해 경영권 안정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다만 세부안으로 접근할 경우 여전히 이견이 존재해 찬반 대립 논란이 예상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16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차등의결권 법안이 다시 논의될 예정"이라며 "차등의결권 도입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크고, 쟁점법안도 아닌 만큼 빨리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추진 중인 법안은 최 의원이 작년 8월 발의한 것으로 벤처기업에 한해서만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가 들어가며 이전 또는 상속 시 의결권은 다시 하나로 전환되고 일몰규정(일정기간이 지나면 의결권이 다시 하나로)을 뒀으며 기업공개(IPO) 전 1회만 허용해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게 핵심이다. 페이스북 창립자 저커버그가 이 제도를 활용해 28% 지분으로 과반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현재 여야 이견이 없어 국회 통과까지는 낙관적인 상태다. 문제는 "벤처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총론만 있다는 점이다. 방향과 범위, 대책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합의 도출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최 의원은 "기술력을 가진 창업자가 부족한 자금력 때문에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함에 따라 성공할수록 경영권 유지가 어려워 대기업이나 해외 헤지펀드에 경영권 뺏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도입시 경영권 불안정 우려해소로 부채위주의 자금조달 유인을 낮추고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등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장호 국회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문위원은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로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차등의결권 도입에 따른 의결권 희석으로 기존 주주나 소수주주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고 무능력한 경영진까지 과도하게 보호해 경영권 이동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결국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란 이유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등의결권 도입에 따른 지나친 경영권 보호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거나 경영진에 대한 정당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지난 2017년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사건 당시를 사례로 들었다. 당시 페이스북 주가 폭락에도 투자자들은 경영진에 리스크관리 위원회 구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속도전 경계…국제적 정합성 감안해 신중하게 설계해야"=시장관리자인 거래소는 차등의결권 도입에 힘을 싣는 한 축이다. 길재욱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은 "성장에 목마른 비상장 벤처기업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느라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성장 저해 요인"이라며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속도를 내기보다 신중하게 설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 도입한 홍콩과 싱가폴의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들 사례를 보면 상장하는 창업 인센티브로 굉장히 예외적 허용하는 방침으로 이런 부분을 국내 제도에 도입해 설계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매각 시 차등의결권이 소멸되는 방식도 참고해 창업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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