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제가 완화된 후 첫 도입사례가 나왔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전담조직을 만들고 클라우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부터 사례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강수 KT 인프라서비스단장(상무)은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KT가 개최한 '클라우드 프론티어 2019' 기조발표를 통해 "KEB하나은행이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요 시스템을 민간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구축해 17일 오픈한다"면서 "세계 10개 국, 30개 기업과 협력하는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시스템을 KT 클라우드 상에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이날 KEB하나은행 사례를 처음 공개했다.
GLN은 하나은행을 비롯한 30개 기업이 고객들에 제공하는 포인트·보상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는 것으로, 하나은행을 비롯해 중국·일본 등 10개 국 기업들이 참여한다. KT는 시스템 구축을 앞두고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에 맞춰 물리적·기술적 보호조치를 완료하고 목동 2센터에 대해 3주간의 현장실사를 받았다. 금융보안원과 하나은행은 실사를 통해 KT가 적정한 환경을 갖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KT 클라우드 위에서 오라클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상무는 "2011년 3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작 후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 현재 전 산업에 걸쳐 70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했다"면서 "5G·에지컴퓨팅과의 연계, 멀티 클라우드 제공, 블록체인·AI·빅데이터 융합 등을 통해 클라우드의 새로운 10년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특히 자체 서비스 외에 동종 클라우드 기업과 제휴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강한 VM웨어와 손잡고 이달부터 KT 센터에서 VM웨어 플랫폼을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한다. 이어 다음달 중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의 제휴 서비스를 공표할 예정이다. AWS·오라클 등 KT 센터에 입주한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유통 등 글로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겨냥해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과 손잡고 KT가 국내외를 아우르는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상무는 "2021년까지 90% 이상 기업이 멀티 클라우드를 이용할 전망이고, 자체조사 결과 국내 기업들도 멀티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비율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서비스 지역과 특성에 맞춰 다양한 기업과 제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시장에서는 130개 이상 고객을 확보한 데 이어 전문 SaaS(SW서비스)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DaaS(데스크톱서비스), 온사이트 클라우드 등 신개념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KT의 유선통신 인프라와 5G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 연내에 5G 엣지 클라우드를 B2B 시장에 맞춰 서비스할 예정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광대역의 5G 강점을 기업들이 각종 산업현장에서 활용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진흥과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미국은 정보화 예산의 8.5%, 영국은 10%를 클라우드에 쓰고 있다"면서 "우리도 공공부문 클라우드 예산을 전체 정보화 예산의 1% 수준에서 2년 내에 10%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클라우드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맞는 조달제도 개선방안을 조달청과 협의 중이고, 기획재정부와 국가계약법 개정도 논의 중"이라면서 "클라우드 사업자의 보안인증 부담을 낮추기 위해 SaaS 인증의무를 유예하거나 다루는 정보에 따라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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