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서 만났지만… 언급조차 안한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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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서 만났지만… 언급조차 안한 `영수회담`

임재섭 기자   yjs@
입력 2019-05-19 14:39

靑, 한국당 先단독회담 '난색'
청와대·여야 간 교착 장기화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 5·18묘지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정치권에 화합과 협치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5당 영수회담'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각 당이 '모이자'는 대의에는 찬성을 하면서 정작 5당 영수가 한자리에 모였던 지난 18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는 누구도 회담을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야당 모두 영수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19일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14일 야당의 1:1 영수회담 제안에 청와대가 난색을 표한 이후부터 청와대-여야 간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영수회담과 관련 5당 대표 회동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1:1 선(先) 영수회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때 청와대는 여야정협의체와 함께 영수회담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13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국당과 일대일 회담 가능성에 대해 "열려있는 것으로 봐 달라"고 직접 언급하며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주일 사이 분위기는 차가워졌다. 청와대와 야당 간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같은 행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5·18 망언으로 곤욕을 치른 한국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면서 "남북 화합 이전에 남남 화합을 먼저 이루길 바란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협치를 위해 꺼내든 영수회담 카드가 흐지부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이 어려워지는 배경에는 청와대가 야당에 내 줄 '선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점이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만일 한국당이 청와대와 1:1로 만난다면 패스트트랙 철회 등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할 텐데, 청와대가 영수회담까지 연 마당에 완전히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애써 여야 4당이 어렵게 합의한 패스트트랙 등을 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북 지원 뿐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추경)등 산적한 현안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빈손 회담'이 될 경우에도 문 대통령 측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송대담에서 대북식량 지원 등을 의제로 영수회담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정부는 지난 17일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 방식으로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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