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장사’로 돈 번 증권업계, 순위표 지각변동

차현정기자 ┗ 한 그룹서 두개 증권사 설립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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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장사’로 돈 번 증권업계, 순위표 지각변동

차현정 기자   hjcha@
입력 2019-05-19 14:33

올 1분기 순익 한국·NH투자證 나란히 1·2위…“정일문·정영채 IB 강공 통했다”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순위표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2000억원 넘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며 1위 자리를 꿰찼다. NH투자증권은 특화한 기업금융(IB) 부문을 무기 삼아 단숨에 두 계단 뛰어올라 2위로 올라섰다. 두 증권사 모두 IB 부문의 수익모델 다각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작년 이맘때 1위였던 미래에셋대우는 3위로 주저앉았고 삼성증권의 경우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0개 증권사 가운데 1년 순위변동이 없었던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 뿐이었다.
◇한국·NH투자證·미래에셋대우 순=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8개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증가한 21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당사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위탁매매는 물론 자산관리(WM), IB, 자산운용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결과다. 실제 순영업수익 기준 IB 부문의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한 517억원, 자산운용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한 2817억원으로 IB와 자산운용 부문이 높은 실적을 견인했다.

올 1분기 17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등 성적표를 받아든 NH투자증권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부진한 성과의 원인이 됐던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평가손실분을 회복한데다 IB 딜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덕분이다. 특히 작년 말 이연됐던 서울스퀘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딜과 삼성SDS타워 인수, 송도 PKG개발 등의 수익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IB 부문의 적극적인 수익모델 다각화에 힘쓴 두 회사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는 건 흥미로운 결과다. 기한은 달리했으나 각각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목표한 정일문·정영채 두 대표의 지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2%, 33.8% 감소한 1682억원, 142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넘어섰으나 자기자본 8조원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일회성 충당금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생명 지분 매입 과정에서 염가매수차익 660억원,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도입과 장기 근속자 포상 관련 약 810억원 규모의 일회성 충당금이 발생한 탓이다.

1분기 당기순이익 1172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은 양호한 실적에도 5위 수성에 실패했다. WM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반면 IB 부문 순위 경쟁에서 밀린 결과다.


◇"전통·신규 IB 부문, 하반기도 먹을 게 많다"=더 뜨거운 것은 하반기 IB 각축전이다. 1분기 주요 증권사들은 비전통 부문에서 수익성 제고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 가운데 IB 부문 비중 확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각사 분기보고서를 보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1분기 영업이익에서 IB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영업이익(899억원)은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22%대였던 전분기보다 15.6%포인트 늘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전체 영업익 절반 이상이 IB 부문 수익(74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고 메리츠종금증권의 IB 부문 수익(889억원)도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도 IB 부문 성장성에 기댄 증권업계의 IB 경쟁은 격화할 전망이다. 하반기 유동성 역시 여전히 풍부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 IB 부문의 호조는 추세적이며 신규 IB 비즈니스의 꾸준한 이익 기여도는 상승할 전망"이라며 "대체투자를 기반한 이익 성장과 청산시 중장기적 수익 다각화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 전성기로 과거 사모펀드 형식으로만 운용했던 해외 부동산 펀드를 공모로 출시하면서 리테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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