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80 출시 미룬 정의선…`세단`→`SUV`로 라인업 변경?

입력 2019-05-19 12:04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과거 2015년 직접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주도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세웠던 제네시스 브랜드 생산 계획을 완전히 갈아엎은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은 대세로 자리매김한 SUV를 원하고 있다.
19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9월부터 약 2만대 생산하기로 했던 G80 출시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 남은 하반기에 출시할 SUV 신차 GV80에 '올인'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 차종이다. 2017년 뉴욕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공개된 지 2년여 만으로, 오는 11월께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시스는 GV80 출시로, G70-G80-G90으로 이어지는 세단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GV70 등을 출시하며 SUV 제품군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그동안 세단으로만 제품군을 꾸린 탓에 최근 자동차 시장 트렌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회사로서도 답답할 노릇이었다. 기존 세단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제품군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늘어나는 SUV 수요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자동차 시장은 SUV 중심의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25.2%보다 10%P(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성장하는 SUV 시장과 달리, 세단 수요는 주춤할 것으로 관측됐다.
SUV 수요 증가에 따라 이미 세계 완성차 업체도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은 임팔라와 아베오 등 6개 세단 제품군 단종에 나섰고, 포드는 작년 4월 머스탱과 포커스를 제외한 세단 제품군 단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폭스바겐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에서 SUV 비중을 절반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다.

자동차 업체로서는 SUV를 통해 판매 확대는 물론, 수익성까지 꾀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통상 SUV는 세단보다 마진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SUV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현대차는 1분기 매출 23조9871억원, 영업이익 8249억원을 거둬들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21.1% 늘었다.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판매단가(ASP)는 1년 전보다 약 7%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판매단가 상승은 대형 SUV 신차 팰리세이드와 G90 등 고급차가 판매 제품군에 추가한 데 따른 것이다. 기아차 역시 올 1분기 매출 12조4444억원, 영업이익 59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4.4%나 급증했다. 통상임금 충당금 4300억원 환입효과로 이익이 많이 늘어난 부분을 고려해도 신차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미국에서 SUV 신차 텔루라이드 판매가 본격화하고 하반기 SUV 신차까지 나오면 판매단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김양혁기자 mj@dt.co.kr

[단독] G80 출시 미룬 정의선…`세단`→`SUV`로 라인업 변경?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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