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四몽’ 패스트트랙… 당리당략에 쪼개지는 4당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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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四몽’ 패스트트랙… 당리당략에 쪼개지는 4당 공조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19-05-19 18:04

非수도권·非광역권 의석수 감소
호남기반 바른미래·평화당 타격
선거제 패스트트랙 부결 우려 커


선거제도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의 공조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여야4당은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가까스로 선거제도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으나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균열과 분열을 반복하고 있다. 서로 다른 결말을 기대하고 뭉친 여야 4당이 끝까지 선거제도 패스트트랙을 지켜낼 수 있을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여야 4당이 목표한 대로 내년 4월에 치르는 21대 총선에 새로운 선거제도를 적용하려면 패스트트랙 최종시한인 내년 3월24일 이전에 합의안을 도출해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 하지만 여야 4당이 다시 갈라서기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어 선거제도가 부결될 것이라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의원정수 줄다리기 왜?=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틈을 만든 것은 의원정수다. 원래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합의안에서 의원정수를 300인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을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28석을 줄이고, 비례대표는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28석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가 취임하면서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나왔고, 이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지역구 축소에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일찍 터져 나온 것"이라며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군소정당이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역구 감소라는 불안요인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구가 통폐합될지 불분명해 잠잠한 상태지만 지역구 감소가 구체화하기 시작하면 폭발력을 지닌 뇌관이 될 수 있다. 선거제도를 개정할 경우 인구수가 적인 비수도권·비광역권 지역 의석수가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호남을 기반으로 둔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은 그대로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의원 개개인이 자신의 지역구 통폐합 등 이해득실에 따라 선거제도 개혁에 반대한다면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야당이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국민여론이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데 집권여당이 국민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한국당도 '국회 밥그릇 늘리기'라며 민주당과 비슷한 이유를 대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밑바당에는 의원정수 확대가 군소정당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 모두 불만=군소정당은 의원정수 확대뿐만 아니라 합의안에 포함된 연동형 비례대표 역시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4당의 선거제도 합의안은 권역별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권역별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비율에 따라 산정한 의석수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 수를 뺀 수치의 50%까지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운 뒤, 잔여의석을 비례대표 정당 득표비율에 따라 권역별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여야 4당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대입하다보니 고차방정식 못지 않은 복잡한 수식이 탄생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합의안 권역별 준연동형비례대표제조차 모든 정당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군소정당은 50%가 아닌 100%의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를 추진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반쪽자리 연동형 비례제는 안 된다"면서 "원 포인트 분권형 개혁과 함께 완벽한 연동형 비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도 "미봉책에 불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온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합의안을 뒤집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면 지역구 당선 의석이 많은 민주당은 비례대표에서 단 1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한국당의 셈법은 더 복잡하다. 내년 총선까지 지지율이 계속 민주당에 뒤쳐진다면 지역구 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나쁘지 않지만, 다당제보다는 양당제가 더 중요하다는 게 한국당의 속내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 실패 등으로 현 다당제 체제에서 제1야당으로서 제대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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