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금융위기 후 가파른 하락
공급 부문 생산성 저하 주요인
"정부, 구조개혁·규제철폐 노력
기업선 공격투자 태세전환 절실"
오는 2030년 우리나라 경제의 평균 잠재성장률이 1%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불과 나흘 전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2020년대 실질 성장률 1%'를 경고한 이래 이제 2030년대의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의 부작용 없이 나라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이 잠재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근본적인 성장의 한계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책은 결국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꼽혔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2030년 이후 평균 잠재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생산성을 증대하지 않으면 하락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연의 시계열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가파르게 하락했다. 1989~2000년 7.7%이던 잠재성장률은 2001~2010년 4%대로 내려앉았고, 2011~2015년 3.0%를 기록하며 1990년대에 비해 반토막 났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7%를 기록했던 잠재성장률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2.5%로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부터 2030년엔 또 다시 0.2%포인트 떨어져 2.3%로 추락할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특히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30년대에 1%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부문의 생산성 저하가 주요 원인이다. 과거 우리경제의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원동력은 수요측면 보다는 공급측면의 생산성 증대였고,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공급부문 충격이 축소되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공급부문의 생산성 저하가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생산성의 하락추세가 빠르게 진행되면 잠재 성장률은 제시한 결과보다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DI 역시 우리나라가 2011~2018년 연평균 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일시적인 침체라기보다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2010년대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 경우 경제성장률은 1%대 후반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구조개혁과 혁신으로 생산성을 증대해야 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KDI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현상이 구조적이라면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목표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에는 중·장기적으로 재정에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성 향상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과 경제성장률 둔화의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의 제고를 위해 정책당국은 과감한 구조개혁과 규제철폐를 통해 공급부문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경제의 활력을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혁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기업들 역시 안정적 투자보다는 공격적 투자로의 태세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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