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지분율 높지만 저금리 압박
주주이탈 막으려 새수익원 창출
핀테크 등 신기술 투자 적극모색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견고한 가운데 지주사 수장들의 해외 현장 경영도 가속화 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IR(기업설명회)은 물론 해외 주요 테크기업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핀테크 등 신기술 투자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19일 금융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70.25%로 나타났다. 이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67.52%, 67.41%로 3분의 2를 넘어섰다. 단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29.72%에 머물렀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도이치증권이 주관하는 'dbAccess Asia Conference 2019' 참가한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11~14일 일본에서 재일교포 주주와 주요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19일부터 22일까지 홍콩과 일본을 방문해 도쿄 IR에서 일본 연기금을 만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CEO 서밋'에 참석했다. 매년 5월 열리는 MS CEO 서밋은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글로벌 선도 기업 CEO와 세계적으로 화두가 될 트렌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하나금융은 미국계 사모펀드 최근 론스타가 제기한 1조6000억원대 소송에서 완승하면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글로벌 진출이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같은 금융지주의 움직임은 저금리 지속에 따라 외국인 주주가 이탈할 경우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또 금융사들이 핀테크를 비롯한 '혁신금융'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내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도 5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커질 수 있는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세계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는)글로벌 금융회사에 비해 여전히 해외진출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국제금융전문지 '더뱅커'가 발표한 2018년 세계은행 순위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50위권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KB금융그룹이 더뱅커가 선정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2018년 59위로 국내 은행 중 1위다. 금감원의 국내 금융회사 해외진출 현황은 2017년 이후 업데이트 돼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지주의 외인지분율이 높은 것은 은산분리 역차별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은행 지분 소유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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